가족

by 김소하연

살다 보면 믿었던 관계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 내가 알던 모습이 전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화가 나기보다는 허탈함이 먼저 밀려왔다. 내 진심을 쏟았던 시간이 아깝고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무거운 마음을 안고 돌아온 집에서 문득 소중한 걸 깨달았다. 평소엔 사소한 일로 잔소리를 주고받고 눈만 마주치면 투닥거리는 우리 가족들. 가끔은 남보다 더 못되게 굴기도 하고 서로 마음을 긁어놓기도 하지만 밖에서 사람에게 치이고 돌아오니 비로소 보인다.

세상의 수많은 관계는 이해관계나 상황에 따라 언제든 변하고 멀어질 수 있지만 가족은 다르다. 매일 싸우고 지긋지긋하다 말하면서도 내가 가장 힘들 때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내 편이 되어주는 건 결국 가족뿐이다.

어설픈 인연들에 내 소중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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