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짜 나'로 살았다: 30대 중반, 뒤늦은 참회의 기록
저는 어쩌면 평생을 '거짓말쟁이'로 살아왔는지도 모르겠어요.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어느 정도 나이가 먹은 후에는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군대에서는 선임들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그리고 사회생활에서는 사회라는 큰 틀에서 인정받고 싶어서 거짓말을 밥 먹듯이 했습니다. 대부분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방어적인 거짓말들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저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군대에 있을 때가 특히 그랬어요. 저는 사실 이성에게 말 한마디 제대로 못 붙이는 쑥맥이었지만, 선임들에게는 마치 제가 이성에게 엄청 인기 있는 사람인 양 거짓말을 하고 다녔습니다. 실상은 전혀 아니었지만, 그 거짓말 덕분인지 선임들이 저를 많이 좋아해줬던 것 같아요. 저는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내느라 진땀을 빼곤 했지만, 그들의 호의를 잃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다단계에 있을 때는 아예 대놓고 "나는 거짓말쟁이다"라는 것을 드러내놓고 다녔어요. 제가 스스로 믿을 수 없는 사람이기에, '나는 원래 못 믿을 사람이다'라는 것을 은연중에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거짓말에 거짓말을 덧붙여 말을 하고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리석은 짓이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가짜로 인정받는 것이 진짜라고 착각하는 '덜 자란' 저였으니까요.
그렇게 사람들에게 가짜로 다가가고, 가짜로 인정받으려 했던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회사 생활을 하던 중 문득, 그런 제 모습에 진저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가짜로 다가가서 얻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사람들이 저를 좋아해 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저는 그냥 한낱 가십거리처럼 잊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 주위에는 정말 '친구'라고 부를 만한 사람도 없었고, '친하다'고 이야기할 만한 사람도 없었죠.
그때 저는 깊은 질문을 던지게 됐습니다. 왜 이렇게 남들 눈에 신경 쓰면서, 거짓말까지 해가며 살아야 하나. 그 당시 제 나이가 30대 중반이었을 텐데,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 해보면서 말이에요.
그래서 그때 다짐했습니다. '아, 이제부터는 거짓으로 꾸며진 내 모습이 아니라, 그냥 사실 그대로의 나를 내보이자'라고요. 거짓된 모습 뒤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것을 그때서야 깨닫게 된 거죠. 너무 늦은 깨달음이었지만요. 학창 시절에 제가 진실로 다가갔다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제가 진실된 모습이었다면 지금의 저와는 또 다른 제가 되어 있었겠지 하는 깊은 아쉬움을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덜 자란' 제가 오랜 시간을 돌아 마침내 마주한, 저 자신의 가장 밑바닥에 숨겨져 있던 진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