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운이 안 좋은 산모

대학병원 입원

by luckyy


분만 후 이틀차가 되어도 내 몸은 회복이 되지 않았고 이상신호가 나타났다. 열이 떨어지지 않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개복 수술을 하고 난 후였기 때문에 주치의 선생님은 그날에 하지 않는 염증수치 테스트 피검사를 진행하셨다. 역시나 내 몸속 염증수치는 20을 돌파하였다.(정상수치는 1 이하이다.) 주치의 선생님은 너무 놀라셨는지 바로 대학병원으로의 전원을 준비하셨고, 나를 마주하곤 "당장 대학병원으로 가셔야 합니다!!"라고 소리치셨다. 그날 남편은 아기 장례처리 문제로 자리를 비우고 엄마와 함께 있을 때였는데, 엄마가 너무 놀라서 우셨다. 남편이 자리를 비운 상태라 구급차를 타고 이동하라고 하셨다. 난생처음 그리고 우리 엄마 60년 인생 처음으로 우리는 구급차를 타고 대학병원으로 이동했다.


대학병원에 출발함과 동시에 남편에게 OO대학병원으로 오라고 연락을 해뒀어서 남편과 병원에서 만날 수 있었다. 엄마는 내가 응급실로 잘 들어가는 걸 확인하시고 집으로 가셨다. 너무 놀라셔서 언니한테 전화해서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다며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통화하셨다는 걸 나중에 듣고 엄청 울었다.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온갖 검사를 다 했다. 이미 여성병원에서 피검사를 하고 항생제를 맞느라 내 팔은 멍으로 가득했는데, 점점 더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검사 후 공복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파업의 영향인지 다음날 토요일이라 그런지 당장 검사 결과가 안 나올 수도 있다는 거 아닌가.. 나는 그때까지도 왜 열이 나는지 원인도 모른 채 병원에 입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대학병원에서의 입원생활이 시작되었다.


다음날, 밤새도록 해열제를 맞으며 열이 올랐다가 내렸다가를 반복하고 잠을 자는 건지 마는 건지도 모르게 아침이 되었는데 다행히 담당 교수님이 방으로 일찍 와주셨다. 교수님이 내 몸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하시려다 잠시 남편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셨다. 그때 교수님께서 "혹시 산모님께서 아기가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다 인지하고 계신가요?"하고 물어봤다고 한다. 혹시나 내가 모르고 있을까 봐 조심스럽게 물어보셨던 거 같다. 교수님은 다시 들어오셔서 이런 상황은 정말 드문 상황인데 왜 이런 상황이 생겼을까 본인이 생각해 보았다고 하셨다. 아기가 감염이 된 상태로 엄마 배 밖으로 나왔을 거고, 응급 상태에서 산모인 나는 개복을 한 상태로 꽤 오래 방치되어 있었을 거라 세균들이 나의 복막에 침투된 거 같다고.. 복막염을 의심하고 있다고 하셨다. 복막염.. 그 당시 나는 간단한 염증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정말 위험한 병이라고 한다.


그렇게 나는 6박 7일 동안 대학병원에서의 치료를 받으며 울고 또 울고 가슴이 먹먹한 채로 보내었다. 하루빨리 안치실에 있는 우리 아기를 잘 보내주어야겠다는 내 마음은 물거품이 되었다.




이전 04화나쁜 모든 기운이 나에게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