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닌 시작
그렇게 아기가 태어난 지 9시간 만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눈도 떠보지 못하고 엄마, 아빠 품에 안겨 보지도 못하고 뭐가 그렇게 급한지 하늘나라로 가버렸다. 하루아침에 이렇게 충격적인 일이 발생하고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 시작되었다.
주치의는 내가 입원해 있는 병실에 와 상태를 살피며 아기가 하늘나라로 가게 된 것에 대해 유감이며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 거 같다고 하셨다. 일단 조기에 양수가 터진 것부터 감염의 시작이었을 수도 있으며, 언제 감염이 시작되었는지는 초음파를 보았어도 모르는 일이라고 하셨다. 언제,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는 의사인 본인도 모르고 알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러니 산모님 탓 절대 하지 말라고 항상 이런 일이 생기면 엄마들은 다 본인 탓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그러지 말라고 하셨다. 우리는 원인을 알 수도 없는 일로 인해 하루아침에 아기를 하늘나라로 보낸 부모가 되었다.
아기가 입원해 있던 대학병원에서 처리해야 할 것들이 많아 남편은 홀로 몇 시간 동안 처리하였다. 아기가 태어나고 사망한 거라 사망신고도 해야 하고, 장례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엄마인 내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라 아기는 그동안 안치실에 있다가 화장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얼른 퇴원해 아기를 보내주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작은 아기가 차가운 안치실에 혼자 있어야 한다니.. 정말 마음이 아팠다.
제왕절개로 회복이 필요한 나는 아기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서였을까 내 몸을 생각하지 않았다. 울면 수술한 부위 살이 잘 붙지 않을 거라는 간호사의 말에도 울고 울었다. 내 몸이 뭐가 중요한가. 아기가 하늘나라로 갔는데.. 이런 생각이 컸다.
그날 밤 남편과 나는 병원 입원실에서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린 거 같다. 우리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왜 나쁜 사람들 데리고 가지 않고 하필 우리 아기를 데리고 가는 걸까.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하면서 살아온걸까.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잔인하게 아픔을 겪게 하는걸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다음날 얼른 몸을 회복해 아기를 잘 보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걷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내 몸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고열이 떨어지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었다. 온갖 항생제를 맞고 얼음팩을 안고 자면서도 나는 내 몸 상태를 생각하지 않았다. 온통 차가운 안치실에 있는 아기만 생각했다. 내 몸을 생각하지 않는 나에게 벌이라도 내리듯 나는 또다시 내 생에 겪어보지 못했던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나는 정통으로 온갖 나쁜 모든 기운이 나에게 들어오는 듯한 느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