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아기를 데리고 가시나요
남편이 신생아 중환자실에 아기를 보내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온 후 1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병원으로 예상되는 곳에서 전화가 왔다.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은 정말 정확했다. '아 어려운가 보다.. 우리 아기가 상태가 많이 안 좋은가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지금 바로 병원으로 와달라는 요청이었다. 남편은 연신 나에게 괜찮을 거야 괜찮아 가봐야 알지~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여주고는 아기가 있는 병원으로 갔다. 나는 또 혼자 남겨졌다. 회복실에서 입원실 병동으로 옮겨지는 동안에도 내 옆엔 간호사들 뿐이었다.
제왕절개 후 미친 듯이 아픔에도 불구하고 슬픔이 나를 덮쳐서 그런 걸까 배가 아프고 살이 아프고 장기가 쏟아져 내릴 거 같은 느낌이 아무렇지 않았다. 그냥 슬퍼서 너무 슬퍼서 울었다. 엄마랑 언니가 고향에서 출발했다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울면서 전화가 왔다. 나를 혼자 두는 게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또 미친 듯이 울었다. 간호사들이 왔다 갔다 나의 상태를 살피는 와중에 책임간호사 분께서 옆에 있어 드려도 되겠냐며 물어보셨다. 나는 울고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걱정되시는지 휴지도 챙겨 주시고 위로의 말을 해주셨다. 아기 괜찮을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엄마 탓 아니니까 너무 울지 말라고..
나를 수술해 주셨던 당직 의사 선생님과 담당 주치의 선생님이 차례대로 오셔서 아기 상태가 이랬고 괜찮을 거라고 기도 많이 하고 있다고, 주치의 선생님 손을 마지막에 잡았다고 아기 이겨낼 거라고 좋은 말을 해주셨다. 솔직히 그 당시 나는 의료사고 이런 부분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다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보냈다. 그렇게 여러 사람들이 왔다 가고 남편과 연락을 했을 때, 의사로부터 전달받은 아기상태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아기의 입에서 계속해서 피가 나오는데, 이 피가 어디서부터 시작이 되는 건지 원인을 찾아야 정확한 치료가 시작되는데 여러 방법을 진행해도 피가 멈추지 않는다고 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일단 대기실에서 기다려 달라는 피드백을 주시고는 다시 들어가셨다고.. 나는 그 연락을 받고도 아기 살려달라고 기도를 했다. 기도를 하다 잠이 쏟아져 내려 핸드폰을 손에 쥐고 졸다가 깨었을 때, 남편이 다시 전화가 왔다.
(우는 소리와 함께) "우리 아기 보내줘야 한대... 1시간도 안 남았대.."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를 듣고 또 나는 한참을 울었다. 왜. 왜 우리 아기를 데리고 가는 걸까. 왜 우리 아기는 태어난 지 9시간 만에 하늘나라로 가야 하는 걸까. 엄마아빠 품이 아닌.
남편은 의사 선생님을 따라 신생아 중환자실에 들어가 아기를 직접 만나고, 마지막을 함께 했다.
그렇게 2024년 2월 21일 13시 6분, 우리 아가는 하늘나라로 소풍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