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하프타임 쇼가 드러낸 다문화 미국

슈퍼볼

by 마루

균열의 기록

슈퍼볼 하프타임 쇼가 드러낸 ‘다문화 미국’의 마찰면

경기장은 이미 환호를 준비하고 있었다.

카메라는 국기, 가족, 합창, 그리고 하나의 나라라는 오래된 상징을 기다리는 듯했다.

그런데 리듬이 먼저 들어왔다.

영어가 아니었다.

내가 아는 ‘미국’의 문법이 아닌 언어가, 무대 위에서 아무 설명 없이 공간을 점유했다.

나는 미국인이 아니다.

그래서 그 순간의 감정은 찬양도 비난도 아니었다.

단지 이질감이었다.

미국이라는 이름 아래 내가 무의식적으로 정리해 둔 이미지가, 화면 속에서 조용히 부서지는 소리.

1. ‘미국적인 것’의 고정 프레임

미국은 자신을 이민자의 나라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온 ‘미국성’은 대부분 단일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영어.

백인 중심의 중산층 문화.

미식축구.

추수감사절.

국가적 합의처럼 반복되는 상징.

그 프레임 속에서 라틴 문화는 늘 존재했지만,

대개는 메인 무대가 아닌 자리에 놓였다.

손님처럼. 배경처럼. 장식처럼.

그날의 쇼가 불편하게 읽힌 지점은 단순히 스페인어가 흘러나왔기 때문이 아니다.

그날은 라틴 문화가 ‘참여’가 아니라 중심이 되었기 때문이다.

중심이 바뀌는 순간, 어떤 사람에게 그것은 축제가 아니라 침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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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진가이자 감정기록자입니다. 사람들의 말보다 더 진한 침묵, 장면보다 더 오래 남는 감정을 기록하고 싶어서 카메라와 노트북를 늘 곁에 두고 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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