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어딘가에서 다시만나15

너에게 저녁을 해주고싶어

by Mimi

어느 날처럼 시작된 아침.

햇살은 평소처럼 창문 틈으로 스며들었지만,

왠지 오늘은 공기가 다르게 느껴졌다.

사랑이 시작되면 모든 게 예뻐 보인다던 말,

아마도 그게 이런 기분일까.



오랜만에 시골에 사는 료야가 씨티에 왔다

그는 학교에 함께 다닐때 늘 나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던

좋은 오빠였다

콴, 로미, 료야, 그리고 사키.

다들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바비큐 준비로 분주한 순간,

사키가 내 앞에 다가왔다.

“내가 할게.”

“내가 들게.”


내가 손대려던 모든 것을 막아서며

자연스럽게 대신 해주는 그의 행동.

사소한 배려 하나에 괜히 웃음이 났다.

그런데 그 따뜻함이

묘하게 가슴을 뛰게 했다.



잠시 후, 료야가 장난스레 물었다.

“둘이… 무슨 사이야?”


그 순간, 공기가 잠시 멈춘 듯 고요해졌다.

그리고 그가 천천히, 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 사귀기로 했어.

내 여자친구야.”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모두의 시선이 우리를 향했고,

놀란 듯 웃어주며 축하를 건넸다.

나는 그제야 실감했다.

이제 그는 정말 내 남자친구라는 걸.



밤은 깊어가고, 맥주잔이 오가는 자리.

콴이 말했다.

“언젠가 다 같이 도쿄에서 만나자. 디즈니랜드에 가면 정말 재밌을 거야.”

“당연하지, 꼭 다시 만나자.”

사키가 대답하자 모두의 눈이 반짝였다.


그 순간, 마음 한편이 묘하게 아릿했다.

이곳에서 만난 우리,

언젠가 각자의 길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

그래서 이 시간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다음 날 아침.

출근길, 자고 있는 그의 얼굴을 잠시 바라봤다.

편안한 호흡, 엉켜 있는 머리칼,

그리고 창가로 스며든 햇살 속 그의 모습.

왠지 피곤하지 않았다.

오히려 세상이 반짝이고,

내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런데 갑자기,

급히 따라 나온 그가 내 팔을 붙잡았다.


“오늘 퇴근하고 다시 올래?

너한테 저녁을 해주고 싶어.”


순간, 모든 게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그의 목소리, 그의 눈빛,

그리고 그 말 한마디가

온종일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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