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강아지의 이름은 박삼월.
나이는 2살이 되었다.
삼월이는 크기가 커서 뭔가 천하무적일 거 같은
느낌이 항상 든다. 하지만 크기만 큰 아기일 뿐.
크고 작은 병이 걸리곤 한다.
오늘은 그중 선종 혹은 근종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한 달 전부터 삼월이 입술에 조그마한 상처가
보였다. 상처라기보다는 종양..? 그런 느낌.
삼월이가 딱히 아파하지도 않고 밭에 자주 가기에
벌레한테 물린 거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크기가 커지고 점점 부푸는 걸 보고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위의 사진은 그래도 부풀기 전에 찍은 거라 나은
거고 더 불룩했을 때는 샤워시키거나 강아지들이랑
놀다가 나면 피가 나고는 했다.
그리고 피가 나면서 고름이 지고 상처가 덧나서
집 앞 작은 동물병원을 찾았다.
첫 번째로 찾은 병원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이건 선종이라고 하는데 대형견들한테서
엉덩이나 입에 많이 납니다. 아직 어려서 악성 종양
이런 건 의심되지 않는데 더 커지면 조직검사를
해봐야 돼요"라고 말하시면서 덧붙이시길
"이런 게 알레르기 같은 거랑 관련되어 있고 이렇게
큰 강아지들은 사료 이외에는 간식은 주지 말아야
해요. 사료도 알레르기가 없는 걸로 먹어야 하고요.
그래서 우리 병원에서 파는 사료를 먹이면 좋아요"
라며 사료를 파셨다....
약이나 연고 처방도 없이 기다리면 낫는다 하여
그렇게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남동생은 의사의 소견을 믿지 못했고 또 다른
병원에 삼월이를 데려갔다.
그 병원에서는 약을 처방해주셨다고 한다.
약을 먹고도 안 나으면 도려내야 하고 그 수술은
본인이 전문이기에 여기서 해야 한다며...
약은 7일치를 받아왔고 삼월이는 열심히 먹었다.
약이 독한지 일주일 내내 설사를 했고 치우느라
애를 먹었다.
그래도 약을 먹으니 종양이 꽤 수그러들었고
그럼에도 아직 남아 있는 종양이 신경 쓰여 울산에
대형동물병원으로 삼월이를 모셔갔다.
가기 전에 울산 간월재를 들려 등산을 했는데
이미 겨울이 되어버린 산이 어찌나 추운지 남편과
나는 콧물과 눈물을 흘리며 추위에 벌벌 떨었다.
삼월이는 눈 위를 구르고 먹으며 너무 신나 했다.
신기하게도 눈이 얕게 쌓인 곳에는 냄새만 맡다가
조금이라도 두껍게 쌓여 있으면 송아지처럼 폴짝
폴짝 뛰며 눈을 즐겼다.
한 번도 꼬리가 내려올 틈 없이 신나는 3시간
가량의 산행을 마친 뒤 삼월이와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을 찰떡같이 아는 삼월이는 병원에 가자마자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울산 동물병원에서의 소견도 같았다.
아직 삼월이가 어리고 어린 강아지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선종 혹은 근종이 가라앉기를 기다려보자
라는 것이었다.
3개월은 넘어야 가라앉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위치가 노출된 곳이 아니라서 생활하는데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주사도, 약도 받지 않았고 진료만 받고 나오는 길에
삼월이의 꼬리는 다시 살랑살랑 움직였다.
기분 좋게 언니, 오빠의 커피 테이크아웃도
기다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에 정리하면 아기강아지 때 생기는 근종은 크게
걱정할 필요 없고 상처가 나면 잠시 약을 복용하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