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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강아지는 얼마나 행복할까?

by 솔이


모두 집에 예쁜 반려견 한 마리쯤은 있으시죠?

저희 집에도 아주 사랑스럽고 귀여운 삼월이가

있습니다.

말이 통하면 금상첨화겠지만 아쉽게 아직 말은

하지 못해요. 저희 집 강아지는 12월 7일이 되면

생일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삼월이의 생일이 가까워져 가기 때문인지 떨어지는

낙엽들로 마음이 센티해져서인지 오늘은 조금은

철학적인 생각들이 저를 뒤덮습니다.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 해 볼 수

있는 생각일 텐데요.

'과연 내 강아지는 지금 나와 함께 하는 순간들이

행복할까?'입니다.


프리랜서 분들이나 가정주부이시거나 등등 반려견

과의 시간을 비교적 많이 보내실 수 있는 분들은

이런 생각에서 조금은 유롭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하지만, 매일 아침 저 반짝이는 눈 두 개를 집에

두고 현관문을 나서야 하는 저에게는 마음

무겁고 슬프게 하는 생각이랍니다.



삼 월 이는 분명 우리 가족과 함께라면 뭐라도 좋아!

라고 말해주겠지만 사랑하면 미안함만 사무친다

했던가요.....


저도 오늘 아침 출근길, 오색빛으로 물든 낙엽을

보며 삼월이를 한 번 더 쓰다듬어 주지 않은 것.

터그를 가지고 와서 놀자는 표현을 피곤함에 무시

해버린 것 등등 미안한 마음들이 왜 자꾸 떠오르는

지...


그 생각들의 파생은 결국 우리 삼월이는

행복할까?라는 물음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후회 없이 사랑하면 미련이 남지 않는다는데 아마

현명한 삼월이는 나중에 미련을 남겨두지 않으려

우리를 후회 없이 사랑하는 중인 듯합니다.


이번 주는 가족이 총 출동하여 나들이를 다녀왔습

니다. 저희 가족 모두 차마 삼월이를 혼자 집에 둘

수 없어 함께 나갔는데 삼월이 덕에 멋진 바다를

보며 피자를 먹었죠.



이렇게 주말에 삼월이와 함께 북적북적한 시간을

보내고 나면 돌아온 평일은 더욱 지루하고

고요하게만 느껴집니다.


사람 소리 가득했던 현관, 다 함께 발맞춰 걸었던

산책길.

평일이 되면 모두 꿈처럼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리죠.

저도 이렇게 허전하게 느껴지는데 삼월이는 이런

감정을 더욱 잘 느끼는 듯합니다.

평일 아침, 저녁 산책길을 함께 걷다 보면 할아버지

그리고 오빠들과 비슷한 행색을 한 사람만 보면

긴가민가해하며 반가운 표정을 짓고는 하지요.



그래도 돈을 벌어야 또 삼월이와 행복한 주말을

보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미안하고 그리워도 참아야죠.



요즘은 새벽 6시 전에 아침 산책을 나가는데

4킬로 조금 넘게 걸어도 체력이 쌩쌩합니다.

우리 삼월이 체력이 너무 좋아요.


일하는 시간 동안 혼자 보냈을 시간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조금 더 해보고자 다짐하지만 비루한

저의 체력이 도저히 따라주지를 않네요..



사랑이라는 감정은 참 신기하고 엉뚱합니다.

고마우면서도 미안하고 갑자기 보고 싶고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어떤 것으로 연결된

느낌.


삼월이를 통해 다시 한번 이런 것의 소중함을

느끼고 배웠다면 저의 사랑은 더욱 성숙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이렇게 또 어른이 되어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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