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견 여행 코스 추천
강아지를 키우는 모든 사람이라면 어딜 가든
키링처럼 우리의 댕댕이를 데리고 가고 싶은 것이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좋을 때도 나의 평범한 일상도 그
속에 나의 사랑하는 강아지가 함께 하면 좋겠다고
늘 생각하고 원한다.
하지만, 각박한 현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것은
수능 킬러문제보다 더 풀기 어려운 것.
대신 주말만이라도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남편과 나는 분기 별로 삼월이와 여행을 다니는 듯
하다. 지난주는 남편과 하동 삼성궁을 다녀왔는데
좋은 곳을 가니 삼월이 생각이 났는지 남편이 먼저
삼월이와 함께 하는 가을 캠핑을 제안했다.
평일에는 아침, 저녁 산책을 제외하고는 집만
지키는 우리 댕댕이의 일상을 잘 알고 있기에 나는
가을 캠핑을 대 찬성했고, 계획을 짰다.
먼저 우리의 세컨드 하우스가 있는 대구 - 그리고
남편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김천 - 부모님의
농막이 있는 영천.
이렇게 계획 루트를 짰다.
대형견은 이동식 케이지에 넣고 다니기 어렵기에
카페, 식당 등 함께 여행할 때 제약이 되는 것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대가족의 장점을 살려 우리
가족의 생활 반경 내에서 삼월이와 함께 여행을
한다.
금요일 오후, 이른 퇴근을 하고 대구 가는 길에
들린 경산의 애견카페!
애견카페도 15kg 미만의 강아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은 많지만 대형견이 함께 쓸 수 있는
카페는 귀하다.
평일이라 함께 놀 강아지 친구가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삼월이와 같은 종인 감자가 있었다!
지난 글에도 적었 듯이, 삼월이는 연하남을
선호하는 편인데 감자가 딱 연하남이었고, 둘은
거의 2시간 되는 시간을 함께 놀았다.
깨끗한 잔디도 많은데 우리 삼월이는 굳이 진흙이 된 나무 밑 흙에 들어가 몸이 초코범벅이 되었고
퇴근하고 달려온 남편과 삼월이를 씻겼다.
평일 늦은 오후라 집에서 씻길 자신이 없어 애견
카페의 목욕탕을 25,000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빌려 샤워까지 완료했다.
여기 애견 카페는 좋은 게 샤워 시설이 정말 잘 되어
있고 대형견 드라이룸까지 구비가 되어 있어 아주
편했다. 하지만 가격은 조금 사악했다.
#경산몽슈랜드
울 댕댕이는 샤워 사악 씻겨 놓으면 모델 뺨치는
외모를 자랑한다. 시고르자브종이 이 정도면 정말
예쁜 거 아닌가...
삼월이 샤워도 하고 응가도 했겠다. 기분 최고다.
이제 대구 집은 몇 번 와봤다고 낯도 안 가리고
엘리베이터도 잘 탄다.
공주병 거울 공주....
체중계 위에 올라서서 거울을 어찌나 보는지~
살이 빠진 본인의 외모가 마음에 드는지 거울 보며
웃기까지 하는데 아주 사람 같다 ㅋㅋ
우리 삼월이.
어제 감자랑 놀다 와서 밤에는 미동도 없이 잘
자더니 아침부터 에너자이저다.
너무 나대서.... ㅎㅎ 남편이 담요로 삼월이를 덮어
버렸고 똑똑한 강아지라 3초도 안 돼서 담요 밖을
나와 담요를 입에 물고 좌우로 흔들어 댔다.
남편 결혼식 갈 준비 하는 동안 삼월이랑 둘이서
거실에 앉아 기다리는데 내 다리를 베고 눕는다.
애교가 너무 많아서 아주 그냥 마음이 녹는다.
김천까지 가야 하기에 멀미할까 봐 아침은 굶기고
오빠 결혼식에 가 있는 동안 근처 공원을 산책하며
챙겨 온 봉지밥을 줬는데 배가 고팠는지
진공청소기 급으로 흡입했다.
여기는 #신음근린공원
강아지랑 산책하기 아주 좋았다.
공원 자체는 조금 작지만 뒤쪽으로 둘레길이 되어
있는 거 같아 나들이 삼아 오기 좋을 듯하다.
뿐만 아니라 #애개육아 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아주 최적의 장소인 것이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모형이 아주 현실감 있게 여럿 설치 되어 있다.
심지어 사람이 가까이 가면 움직이면서 소리도
난다.
우리 삼월이는 소리 나는 박치기 공룡? 에게
뒷걸음질 치며 우렁차게 짖더니 자기보다 10배는
더 큰 티라노사우르스 모형에게도 쫄지 않고
짓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이 공원에는 아이들이 탈 수 있는 미끄럼틀도
있었는데 내가 갔을 때는 안전선이 되어 있어
이용은 어려웠지만 시기를 잘 맞춰가면 좋을 듯
하다.
우리 삼월이도 공룡 모형 안에서 견생샷 한 컷!
결혼식 끝내고 온 오빠랑 함께 두 번째 산책!
여기는 #강변조각공원
또 영천까지 가야 하는 삼월이기에 첫 번째
공원에서 멀지 않은 산책 장소를 골랐다.
여기도 공원 자체는 작지만 강변길과 연결되어
있어 마음만 먹으면 1시간 넘는 시간도 산책이
가능하다.
남편이 돌다리 건너기를 도전해 보겠다 해서 오케이
했는데 뭔가 예상대로 삼월이가 물에 빠졌다.
바지 밑단이 젖은 남편과 다리 밑단이 젖은 삼월이
를 뒤에서 보고 있으니 정말 웃겼다.
김천에서 영천은 거의 2시간 정도의 거리인데
산책 + 산책 덕분에 삼월이는 그동안 차에서 잘
잤다. 그런데 이제 남편도 잘 잤다..
남편이랑 불멍 하면서 꼬치도 구워 먹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 옆에서 자꾸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
우리 삼월이는 자기한테 떨어지는 음식이 있을까
앉았다, 일어섰다, 엎드렸다. 아주 바빴다.
결국 삼월이를 위해 남편이 사온 연어를 저녁시간
보다 훨씬 일찍 구울 수밖에 없었다.
생애 첫 연어구이를 먹은 삼월이는 침을 뚝뚝
흘리며 연어가 모두 익기를 기다렸고 다음날
삼월이의 털에서 윤기가 좌르르 흘렀다.
촌에서 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삼월이도 우리도 8시가 되기도 전에 잠에 들었고
푹 자고 일어나도 밤 10시.. 였던 아주 신기한
경험을 했다. 삼월이는 길고 긴 밤을 다양한 사고를
치며 우리를 지루하지 않게 해 줬다.
그리고 아침산책까지 완벽하게 하며 우리의
즐거운 가을 여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