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유로의 행복, 알테 피나코테크

단돈 1500원으로 고품격 문화생활

by 세런 Seren

오늘은 뮌헨에서 뉘른베르크로 가는 날이다.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기차를 타기 전에 뮌헨의 대표 미술관, 알테 피나코테크(Alte Pinakothek)를 가기로 했다. 마침 일요일이라 입장료가 1유로, (원래는 9유로) 한화로 1500원 정도였다.

한국에서 미리 예매를 하고, 10시 개장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다. 출발할 때 하늘이 우중충했다. 우리가 미술관에 도착하서 기다리는 사이에 비가 쏟아졌다. 일찍 도착한 덕에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할 수 있었다.


알테 피나코테크에서

10시 정각에 맞춰 개장했다. 우리가 방문한 알테 피나코테크(Alte Pinakothek)는 "옛 그림의 전당"이라는 뜻이며, 주로 14세기~18세기까지의 유럽 회화를 전시하고 있다. 아빠는 전시관에 들어가서 놀랐다. 아빠 최고의 찬사는 '이걸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냐'였다. 엄마는 이미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와 로마의 바티칸 박물관 등으로 단련이 된 상황이라 별로 놀라지 않고, '돈으로 환산할 수가 없지'라며 쿨하게 답해주었다.


엄마와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

엄마와 나는 프랑수아 부셰(François Boucher)가 그린 마담 드 퐁파두르(Madame de Pompadour) 초상화에 푹 빠졌다. 프랑스 로코코 시대를 대표하는 초상화인데 엄청나게 섬세하고 화려하고 우아한 그림이었다. 꽃 장식 드레스, 거울, 깃펜과 서랍장, 작은 강아지 등 귀족적인 요소가 넘쳤다. 거울에 비친 부인과 책장을 보니 사진처럼 정교했다.


19세기 회화관 쪽으로 이동

방문 후기를 보니 알테 피나코테크에 고전 회화 외에 고흐, 모네 그림도 있다고 했다. 이 전시관은 살짝 숨겨져 있다. 그리고 들어가기 전에 경비원이 입장권 확인도 한번 더 했다. 고흐의 해바라기가 있는 곳으로 갔다. 옆에는 고흐가 프랑스 남부 밀밭을 배경으로 그린 들판의 풍경(Wheat Field with Sheaves)도 걸려 있었다.


이상우의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 노래가 생각나는 그림

고흐 그림이 걸린 전시관을 보고 나오는 길이었다. 들어갈 때 인지하지 못한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독일 사실주의(Realismus) 화가 카를 슈피츠베크(Carl Spitzweg)가 그린 장미를 든 구혼자(Der Rosenkavalier / The Rose Cavalier)라는 작품이었다. 그림 속 한 남자가 장미꽃을 들고 비탈길에 몸을 숨기고 있다. 마치 폰을 들여다보면서 걷는 모양새로 여자가 걸어 내려오는 중이다. 남자가 숨어있는 걸 알았든 몰랐든 여자는 고백받는 순간 행복할 거 같다.


기념품 가게에서 마담 드 퐁파두르(Madame de Pompadour) 초상화를 모티브로 한 기념품을 사서 나왔다. 들어가기 전에 쏟아졌던 비가 그쳐있었다.

매주 일요일마다 1유로, 한화 1500원 정도를 내고 이런 미술관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뮌헨 사람들이 부러웠다. 여하간 잘 놀고, 잘 먹고, 좋은 기억을 갖고 가족여행의 첫 시작지 뮌헨을 떠나 뉘른베르크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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