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본고장, 독일의 맥주 맛

동생까지 합류, 400년 넘은 양조장을 가다!

by 세런 Seren

달리던 기차를 세워 불심검문 당했던 아찔한 순간을 겪었지만, 우리는 무사히 뮌헨 중앙역에 도착했다. 동생이 출국 심사를 받고 뮌헨 시내로 이동할 시간이었다. 밝을 때 뮌헨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더 구경하기 위해 엄마 아빠와 뮌헨 레지덴츠로 곧장 이동했다.


건물 단조가 우아한 뮌헨 레지덴츠에서

뮌헨 레지덴츠(Residenz München)는 바이에른 왕가가 거주하던 곳으로, 중세 후기(14세기말)부터 지어지기 시작해, 500년 동안 확장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우리는 입장 마감 시간인 4시쯤에 도착해서 들어갈 수 없었다. 나 혼자 뮌헨에 방문했을 때 궁전 내부의 박물관을 본 기억이 좋아서 엄마 아빠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기념품 가게만 구경하고 나왔는데 입구 앞에 청동 사자상이 보였다. 사자는 바이에른 왕국 문장(紋章)에 들어 있는 동물이다. 사자가 잡고 있는 방패를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전설이 있어 금색으로 칠이 벗겨져 있었다. 아빠가 우리 가족 대표로 방패를 만져 주었다.


뮌헨 레지덴츠 안뜰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궁전 안뜰에서 열리는 레지덴츠 크리스마스 마켓(Residenz Weihnachtsmarkt)을 구경했다. 여기서 만난 곰 인형이 너무 귀여워서 결국 데려왔다. (이후에 들른 마켓에서는 이렇게 완벽한 크리스마스 곰 인형을 못 만났다. 역시 마음에 들면 바로 사야 후회가 없다!)


마켓을 나와 동생을 만나러 가는 길

겨울의 독일은 일찍 해가 진다. 5시가 안 된 시간이었는데 깜깜해졌다. 덕분에 도시 곳곳을 장식하는 크리스마스 전구들이 더 분위기를 발휘했다. 한국에서 날아온 동생을 드디어 만났다. 우리 가족이 완성체가 되었다!


호프브로이하우스 뮌헨의 1층과 2층

우리 가족이 모두 뮌헨에 모인 기념으로 호프브로이하우스 뮌헨(Hofbräuhaus München)으로 갔다. 이곳은 1589년, 바이에른 공작 빌헬름 5세가 궁정에서 마실 맥주를 직접 양조하기 위해 세운 왕립 양조장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오케스트라 연주가 한창인 1층을 벗어나, 2층의 긴 나무 테이블에 합석해서 앉았다. (따로 안내가 없기 때문에 빈자리를 매의 눈으로 찾아 알아서 앉아야 한다.)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 먹은 저녁

자리를 잡고 앉으니 우리 테이블 담당 직원이 주문을 받으러 왔다. 맥주 세 잔과 내 몫의 아펠숄레(Apfelschorle)를 시켰다. 아펠숄레는 사과 주스에 탄산수를 섞은 음료인데 외관상 맥주와 비슷해서 분위기 내기 좋다! 우리의 안주는 겉바속촉 독일식 돼지 족발인 슈바인학세(Schweinshaxe)와 소고기 스튜 같은 바이에른식 굴라쉬(Bayerischer Rindsgulasch)를 시켰다.


저녁 먹고 나오면서 오케스트라 앞에 선 아빠를 찍어주는 엄마 찍기


뮌헨에서의 마지막 밤을 알차게

만족스러운 저녁 식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아침 일찍부터 기차를 타고 잘츠부르크까지 다녀와 피곤했다. 하지만 오늘은 뮌헨의 마지막 밤이었다. 아빠는 호텔에 남아 쉬기로 하고 엄마, 동생과 셋이 뮌헨 신시청사를 가기로 했다.

한편,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들은 9시가 다가오면 부스들이 서서히 문을 닫는다. 아무리 사람들이 많아도 상점 주인들은 문을 닫고, 어울려 놀던 사람들도 마치 신데렐라처럼 사라지는 모습이 참 독일스러운 거 같다. 매년 거의 한 달 내내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릴 수 있는 비결 같기도 하다. 우리도 상점 불이 하나하나 꺼질 즈음까지 즐기다 호텔로 되돌아왔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