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세계 3대 크리스마스 마켓 중 하나

by 세런 Seren

한국인만 안다는 '세계 3대 ㅇㅇㅇ'에 크리스마스 마켓 버전도 있다. 내가 본 기사에 따르면 독일의 뉘른베르크, 체코의 프라하, 프랑스의 파리였다. 우리는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을 보기 위해 뮌헨에서 2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뉘른베르크 중앙역에 도착했다.


처음으로 에어비앤비 숙소에 도전했다. 우리 네 가족 같이 한 집에 묵을 수 있고, 요리를 해 먹어 보면 재밌을 거 같았다. 뉘른베르크 역에서 주택들이 있는 곳까지 이동하는 게 조금 번거로웠지만 호스트도 친절하고, 숙소도 사진과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우리는 짐을 넣어두고 얼른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이동했다.


뉘른베르크 성문부터 시작

뉘른베르크 중앙역에서 가까운 수공예인 마을(Handwerkerhof)부터 방문하기로 했다. 아빠가 뉘른베르크 성문의 어마어마한 크기에 감격한 듯했다. 그 앞에서 양팔을 뻗고 찍으니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크리스트킨들(Christkindl), 즉 황금천사(Rauschgoldengel) 같았다. (엄마는 성문 앞에서 찍어달라는 아빠를 이해하지 못했다.)


조명이 점점 아름다워지는 시간

중세시대 분위기의 뉘른베르크는 황금빛 조명과 크리스마스 장식 덕에 고즈넉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었다. 몇 년 전 1월 경에 나 혼자 왔을 때는 조금 삭막한 분위기였는데, 가족들과 와서 다른 거 같기도 했다. (역시 같은 장소라도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인상이 다르다!)


수공예인 마을의 어느 상점

수공예인 마을은 유리·목공·가죽·도예·금속 공예 등 다양한 수공예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성문을 지나 구불구불 좁은 골목에 상점들이 이어진다. 장인들이 사는 조용한 마을 분위기다. 동화 속 집처럼 아늑한 상점의 예쁜 창문을 전나무, 솔잎 장식으로 꾸며놓았다.


제일 큰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가는 길

이어서 뉘른베르크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성모 성당(Frauenkirche, Church of Our Lady) 앞의 구시가지 중심 광장인 Hauptmarkt(하우프트마르크트)로 이동했다. 이 길에 어마어마한 인파가 떠밀려 가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 잃어버리지 않도록 뒤통수만 보며 앞으로 걸었다. 성모 성당 앞에는 큰 트리와 함께 공연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크리스마스 소품 구경하기

마켓에는 엄청나게 많은 좌판들이 줄지어 있었다. 여전히 사람들이 줄지어 이동했다. 우리도 행렬에 동참했다. 이곳 좌판도 아기 손 크기의 소품들을 진열한 정성이 대단했다. 한편 우리가 수공예인 마을에서 산 오너먼트와 똑같이 생긴 걸 더 싸게 팔고 있었다. 수공예인 마을에서 산 게 진짜라고 믿기로 했다.


마켓에서 먹방 찍기

소품 파는 상점들 사이에 음식을 파는 곳도 있다. 불 판 위에 엄청난 양의 소시지를 굽고 있었다. 우리는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 빠질 수 없는 커리부어스트(Currywurst)를 시켰다. 소시지에 카레 케첩소스를 부었으니 맛이 없을 수 없다. 한편, 프랑크푸르트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먹어 봤던 Germknödel(게름크뇌들)을 발견해 반가웠다. 이건 마치 앙꼬 없는 찐빵에 바닐라 연유 같은 달달한 소스와 양귀비 씨를 같이 떠먹는 거 같은 음식이다. (뮌헨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어린이용 크리스마스 마켓

메인 크리스마스 마켓의 인파에 떠밀려 나왔다. 돌아가는 길에 어린이 크리스마스 마켓을 들렀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많았지만, 메인 마켓과 다르게 한적하고, 놀이기구와 부스 위의 귀여운 장식들이 눈에 띄었다.


독일에서 김치 라면 끓여 먹기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벌써 3일째 독일 음식만 먹은 한식파 아빠를 위해 특별 야식을 준비했다. 엄마가 한국에서 싸 온 라면과 볶은 김치를 끓여 얼큰한 김치 라면을 만들었다. 다음날 얼굴이 붇건 말건 밥까지 말아먹었다. (에어비앤비 숙소의 매력!)


한편, 우리가 체크인할 때 호스트가 전날 독일 마그데부르크 도시에서 혐오주의자가 차를 마켓으로 돌진시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이 사건 때문에 뉘른베르크 마켓에 경찰 인력이 보강되었다고 했다.)

사람들이 어우러져 12월의 추위를 잊게 만드는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증오 범죄가 일어난 게 안타까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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