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텐부르크에서 돌아와 뉘른베르크로 성 보러 가기
로텐부르크에서 다시 뉘른베르크로, 마찬가지로 기차 환승을 두 번해서 돌아왔다. 1시간 반 정도 걸려 밝을 때 돌아왔다. 우리는 어제 못 본 뉘른베르크 성으로 곧장 갔다.
뉘른베르크 성(Nürnberger Burg)은 구시가지를 지나 도시가 내다보이는 높은 곳에 위치한다. 이곳은 중세 독일 황제들의 권위를 보여주는 요새 겸 거주지였다고 한다. 성 입구는 좌측으로 돌바닥길을 따라 올라가면 나온다. 성문을 지나면 경사가 더 가팔라지는 기분이다.
입구를 통과해 더 올라가면 지크넬 탑(Sinwellturm)이라는 둥근 석조탑이 보인다. 이 탑은 적의 침입을 사전에 파악하는 망루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한편, 이곳과 비교해서 영국의 윈저성은 예쁘게 지은 느낌이다. 뉘른베르크 성은 끊임없는 적의 침략을 막고 왕실과 도시를 지키기 위한 치열한 삶의 현장 같다.
5년 전 나 혼자 왔을 때는 눈이 쌓여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성 언덕에서 눈썰매를 타고 있었다. 당시 나는 큰 감흥이 없었다. (그래서 여기서 찍은 셀카를 엄마가 좋아한 게 공감되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님과 같이 오니 같은 풍경인데도 좋았다. 약간 우중충한 날씨, 엄청나게 크지만 예쁘지는 않은 성인 건 같지만 말이다.
독일의 성당, 교회는 대부분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소란스럽지 않게 구경하고 나오면 된다. 뉘른베르크 성을 내려오는 길에 갑자기 내린 눈비를 피할 겸 교회로 들어갔다. 제단 앞의 크리스마스트리가 멋있었다.
오늘은 화이트 타워(Weißer Turm) 근처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기로 했다. 대관람차가 멀리서도 보여 찾아가기 쉬웠다. 성 엘리자베스 교회(Kirche St. Elisabeth) 앞의 마켓은 Hauptmarkt 광장의 메인 마켓보다 한산했지만 구경거리는 많았다.
추울 때는 먹으면 따뜻해진다. 독일식 감자전인 카토펠푸퍼(Kartoffelpuffer)와 커리부어스트를 먹었다. 아침 일찍 기차 타고, 하루종일 밖을 걸어 다니느라 피곤했다. 눈비도 계속 흩뿌려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숙소 근처 슈퍼에서 산 독일 소시지를 넣어 짜장 라면을 만들었다. 우리의 에어비앤비 요리가 점점 진화하고 있다. 한편, 엄마 아빠는 숙소에서 쉬고 저녁 소화도 시킬 겸 동생과 둘이 다시 마켓 투어를 나갔다.
메인 마켓은 사람이 너무 많아 전날 갔던 Kinderweihnacht(어린이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향했다. 여기에서 파는 음식 메뉴가 더 다양한 거 같았다. 우리가 여태 못 먹어본 메뉴를 먹어 보기로 했다.
먼저 사람들이 많이 마시고 있는 음료에 도전했다. 아이어푼쉬(Eierpunsch), 에그펀치라 불리는 메뉴였다. 화이트 와인, 럼에 달걀노른자, 설탕, 바닐라를 넣고 끓인 술에다 휘핑크림을 얹어 주는 음료였다. 이걸 마실 때는 조심해야 한다. 훅 올라오는 알코올에 저절로 기침이 나오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거 한 잔을 시켜놓고 계속 수다 떠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걸 마시면 속이 뜨끈해져서 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씁쓸한 술을 마시고 나니 달달한 게 생각났다. 그래서 누텔라 크레페(Nutella Crêpe)를 먹었다. 마켓이 끝나는 9시까지 놀다가 떠나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우리도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