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서 들려온 소리에 잠 못 이루던 밤

층간소음을 공포로… 영화 ‘노이즈’가 만든 현실적 두려움

by 이슈피커
1.jpg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밤늦게 집 안에 앉아 있는데 천장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났다. 순간 영화 ‘노이즈’ 속 장면이 떠올랐다. 층간소음이라는 흔하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이, 스크린 위에서는 한층 더 짙고 차가운 공포로 번져 있었다.


처음엔 평범한 호러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소리는 우리 일상 속에서 이미 충분히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사운드 연출이 특히 그랬다. 위에서, 옆에서, 때론 바로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 관객석에 앉아 있는 내가 아니라, 내 방 한가운데에서 들려오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작은 발걸음, 가벼운 끌림, 갑작스러운 굉음이 이어질 때마다 숨이 조금씩 막혔다. 평소라면 무심히 넘길 수 있는 소리들이 이 영화 안에서는 서서히 날카로워졌다.

배우들의 표정도 그 소리와 함께 이야기를 밀고 나갔다. 주영 역의 배우는 억눌린 불안과 분노, 혼란을 한꺼번에 품은 눈빛을 보여줬다. 말없이 벽을 바라보는 장면에서조차 그 시선 속에 무엇이 스며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사건 속으로 함께 끌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2.jpg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야기의 선이 조금씩 흐릿해졌다. 중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처음의 날 선 긴장감이 옅어지고, 결말은 명확한 답을 주지 않은 채 문을 닫았다. 설명되지 않은 여백이 남겨졌고, 그 여백은 여운이라기보다 찝찝함에 가까웠다. 무엇을 숨기고, 무엇을 보여주려 했는지 알 듯 말 듯한 상태로 불이 꺼졌다.


그럼에도 영화는 오래 남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괴물이나 초현실적인 존재가 아니라 내 집에서, 혹은 바로 위층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포를 그렸기 때문이다. 그 현실감이 조용히 앉아 있는 나를 다시 소리에 귀 기울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불현듯, 천장에서 또 ‘쿵’ 하는 소리가 났다.

3.jpg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시한부 소년과 친구들의 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