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도 채소연 말은 듣거든?!
정연은 막막한 얼굴로 운동장을 나서며 생각했다.
대체 어디로 간 거야, 진짜...
하지만 그 고민은 2분도 가지 않았다.
교문 앞.
그곳엔 형준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앞엔 분식 트럭.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묵 빼고 떡 많이 주세요~ 김말이랑 오징어튀김은 국물에 푹! 묻혀주세요~”
정연은 화가 치밀어 오른 얼굴로 다가가, 형준의 등을 퍽 때렸다.
“야!! 반 분위기를 그렇게 만들어 놓고 떡볶이가 넘어가냐?!”
형준은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돌렸다.
“잘 넘어가는데? 너도 먹어봐~ 진짜 맛있어!
아! 너 흰옷 입었지? 먹여줘야 해?”
정연은 어이없다는 듯 떡볶이를 받아먹었다.
입안에 매운맛이 퍼지며 말문이 조금씩 풀렸다.
“… 나래가 의심부터 하고 그런 건 잘못이긴 해. 근데...
너도 그렇게 세게 밀면 어떡해. 진짜 다치면 어쩌려고...
너... 만약 내가 나래처럼 했어도 그랬을 거야?”
형준은 김말이를 집어 들어 정연 입 앞에 가져갔다.
“절대 아니지~ 너랑 걔랑은 완전 달라.
그리고 너였으면 걔처럼 행동 안 했겠지.”
정연은 김말이를 받아먹으며 한숨을 쉬었다.
“어휴… 나처럼 대하라는 건 바라지도 않아.
근데… 나한테 하는 거의 반의 반이라도…
쫌, 나래한테도 따뜻하게 대해줘. 수빈이한테도 그렇고.”
형준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싫은뎅~?”
그러더니 떡볶이를 국물까지 단숨에 들이켰다.
“어쨌든! 내가 반으로 돌아가야 네 미션이 완수되는 거잖아?
가자! 우리 공연 시작 얼마 안 남았어!”
정연은 그를 따라가며 외쳤다.
“싫다니!! 제발 말 좀 들어!!
강백호가 채소연 말 얼마나 잘 들었는지 몰라??!!!”
형준은 배시시 웃었다.
“채소연보단 채치수의 꿀밤이 더 무서워서 들었겠지?
쨌든~ 싫다고~!”
그리고는 교실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정연은 잠깐 멈춰서 형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아까 “싫은뎅~” 하고 웃던 얼굴이 떠올라 괜히 인상을 찌푸렸다.
“진짜… 말 하나는 기가 막히게 얄밉게 해…”
그래도 떡볶이 맛은 있었다.
김말이도 딱 알맞게 튀겨졌고.
정연은 괜히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형준이 달려간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됐고, 무대나 망치지 마라 진짜… 내가 진짜… 너랑 백댄서 한 걸 후회하게 하지 마…”
그렇게 말하면서도 입가엔
자기도 모르게 살짝 웃음이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