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자유의 여신상을 향해. 뉴욕을 마주하다

by 슬로우

아침 공기가 아직 차가운 시간, 나는 스태튼 아일랜드 페리를 타기 위해 페리 터미널로 향했다.


뉴욕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는 굳이 비용을 지불하고 가까이 다가가는 대신, 뉴요커들이 매일 출퇴근할 때 이용하는 이 무료 페리를 타고 바다 위에서 여신상을 바라보기로 했다.


터미널에는 출근하는 뉴요커들과 자유의 여신상을 보려는 여행객들이 뒤섞여 있었다. 페리에 올라타서 나는 곧장 갑판으로 향했다.


멀리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이 보였고, 배가 출발하자 서서히 건물들이 터미널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높이 솟은 빌딩과 강을 따라 이어진 다리, 그 뒤로 펼쳐진 파란 하늘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왔다. 그리고, 자유의 여신상이 점점 가까워졌다.


뉴욕 항구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그녀는, 단순한 동상이 아니라 뉴욕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의미를 그대로 담고 있는 듯했다.


거대한 횃불을 들고 하늘을 응시하는 모습의 그녀는 자유와 희망,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의미했다. 오랜 시간 동안 이곳을 찾은 이민자들에게, 그리고 이 도시에 도착한 모든 사람들에게 자유의 여신상은 하나의 약속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여기서부터 새로운 삶이 시작될 수 있다는 믿음.


나는 한참 동안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보았다. 멀리서 바라보는 이 거리감이 오히려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거대함에 압도당해 버릴 것 같았고, 지금처럼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보는 것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페리는 다시 움직였고, 자유의 여신상은 점점 작아졌다. 하지만 그녀의 존재감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뉴욕을 상징하는 이 거대한 조각상 앞에서, 나는 다시 한번 이 도시가 가진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다.


뉴욕은 거칠고 바쁘고 때로는 냉정한 도시지만, 그 모든 것을 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도시의 시작을, 나는 오늘 스태튼 아일랜드 페리 위에서 온몸으로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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