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했다고 해서 마냥 놀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쉬고 싶지도 않았다.
명확히 할 일을 정해놓고 퇴사를 진행한 것이 아니기에 처음 세 달 정도는 무엇을 할지 열심히 자료를 찾고 준비하느라 시간이 흘러갔다.
이직 제안도 한두 군데 있어서 면접을 보긴 했지만 딱히 다시 조직 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고 면접을 진행한 회사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같이 일하자는 제안은 없었다.
그러던 중 가깝게 지내던 거래처 대표로부터 매장을 같이 진행해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매장 관리, 매출 관리, 마케팅, 영업 관리 등은 내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해오던 업무들이라 자신이 있었고 진행할 브랜드도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좋은 브랜드였기에 관심이 쏠렸다.
그 후 몇 번의 미팅과 회의를 거쳐 드디어 패션 브랜드 대리점을 운영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100% 성공 확신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있었지만 워낙 자신 있는 분야였고 같이 동업하기로 한 사람들도 능력이 검증된 사람들이라 자신 있게 추진했다.
• 자본금 3억 3천만 원(1억 1천만 원씩 투자)
• 투자자 3명
• 위치: 지방 대형상권
동업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큰 자본금을 혼자 감당하기도 어려웠을뿐더러 동업자들과 관계도 좋았고 각자 역할 분담이 분명했기에 큰 문제는 없을 거라 판단했다.
동업자 모두 서울에 거주하는데 지방에 매장을 오픈하는 것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걱정이었지만 워낙 대표적인 상권이라 그 또한 극복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매장은 무조건 사장이 언제든 방문해서 관리가 용이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지 않은 대가는 컸다.
결론적으로 첫 창업 시도는 실패했다.
정확히 1년 6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고 각자 5천만 원 정도 손실을 입었다.
나는 왜 사업이 실패했는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애써 실패의 가능성을 무시하며 성공에 대한 장밋빛 미래만을 꿈꾼 것이었다.
실패의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처음 우려한 두 가지가 생각보다 큰 리스크로 다가왔다.
똑똑하고 일 잘한다고 자처하는 세 명이 동업을 하니 중요한 안건이나 추진 사항에 대해 결론을 내기가 어려웠고 결국 감정의 골이 깊어져만 갔다.
대표자들끼리 갈등이 심화되니 매장 운영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또한, 매장이 지방에 있다 보니 매장에 한번 내려가기도 어려웠고 전화로만 업무를 관리하고 지시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했다.
결국 한 달에 3천만 원이 넘는 월세를 감당하기 쉽지 않아서 폐업을 결정했다.
2년 여의 시간과 1억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역시 돈을 번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과 인간관계는 너무 어렵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고 나의 창업은 끝이 났다.
좋은 경험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아쉬운 실패였다.
혹시라도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두 가지는 피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1. 가급적 동업은 하지 마라.
2. 매장은 물리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거리에 있어야 한다.
기본을 망각하는 순간 성공은 멀어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퇴사 후 두 번째 도전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시 글을 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