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5000은 경제정책인가, 자산 채널 이동인가? 1

시리즈 1편 - 코스피 5000, 깨진 전제들 그리고 불편한 질문들.

by 마나월드ManaWorld
EP1.png 코스피5000은 경제정책인가, 자산 채널 이동인가? 시리즈 1편 - 코스피 5000, 깨진 전제들 그리고 불편한 질문들.

0. 들어가며


-목차-

제1장. 코스피 5000, 경제정책인가 구호인가

1.1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

1.2 핵심 가설

1.3 이 글의 논증 체인


제2장. 금리는 왜 못 내리나 - 달러 패권과 환율 제약

2.1 금리를 내리면 환율이 뚫린다

2.2 연준은 멈췄다

2.3 못 내린다 - 금통위원들이 직접 말했다

2.4 한은이 보는 2026년

2.5 팩트와 해석


제3장. 주식 활황은 기업에 이득인가 - 순기능의 선제조건

3.1 순기능의 세 가지 경로

3.2 선제조건 - 펀더멘털이 튼튼해야 한다

3.3 현재 상황 - 세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

3.4 데이터 검증 - 순기능은 누구한테 작동했나

3.5 그러면 이건 뭔가

3.6 제로섬으로 기울고 있다

3.7 그래서 문제는 정부다


제4장. 예산의 빵구 - 세수 부족, 국채, 그리고 시장 압박

4.1 얼마가 모자라나

4.2 어떻게 메웠나

4.3 225.7조의 내부 - 돌려막기와 새 빚

4.4 8년의 기록 -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4.5 민생지원금 - 단기 처방의 비용

4.6 이자의 무게

4.7 "우리 가게" 이야기 - 예시

4.8 팩트와 해석

4.9 WGBI - 낙관론에 찬물

4.10 채점


제5장. 크라우딩 아웃 - 국채가 민간을 밀어낸다

5.1 금리가 올랐다 - 9개월의 기록

5.2 '민생지원금' 추경 발행 직후 - 금리가 뛰었다

5.3 한은이 직접 확인한 것

5.4 일본과의 비교 - "국채 안 찍겠다"의 효과

5.5 머니무브 - 돈이 주식으로 빠졌다

5.6 팩트와 해석

5.7 채점


제6장. 우리에게 돌아온 것 - 금리 상승의 두 갈래

6.1 가계 - 주담대 2억, 30년

6.2 기업 - 규모별로 갈린다

6.3 복합 요인 - 금리만의 탓은 아니다

6.4 보이지 않는 경로 - 가설

6.5 채점


제7장. 돈은 넘치는데 안 돈다 - 통화승수 바닥

7.1 기본 개념 - 승수와 속도

7.2 현재 스냅샷 - 역사적 바닥

7.3 역사와 비교 - COVID 패턴과 93% 유사

7.4 왜 안 도나


제8장. 한은의 선택 - 금리 대신 배관

8.1 담보가 말해주는 진짜 목적

8.2 왜 '자동’이 아니라 '재량’인가

8.3 수혜자와 비수혜자


제9장. 채널 이동 - 부동산 하지 마, 주식 해

9.1 채널 이동이란 무엇인가

9.2 공약 괴리 - 두 개의 신호등

9.3 정책 타임라인 - 시간순 대조

9.4 자금 흐름 - 돈은 실제로 움직였나

9.5 반론 검토

9.6 전임 정부의 기여분

9.7 채점


제10장. 실증 무대 - 캐나다 60조 잠수함

10.1 왜 잠수함인가

10.2 잠수함을 파는 게 아니다

10.3 한화오션의 강점, 그리고 한계

10.4 신호등


제11장. 결론 - 코스피 5000의 조건

11.1 시험지 회수

11.2 코스피 5000이 진짜 정책이 되려면

11.3 세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11.4 관찰 일정

11.5 마지막 질문


-참고자료-

-한국은행 ECOS 원자료를 바탕으로 필자가 공개한 ‘거시경제 분석툴’에서 계산한 보정·정규화 지표-




제1장. 코스피 5000, 경제정책인가 구호인가

2026년 1월 22일, 코스피가 장중 5,019를 찍었다.

46년 만에 처음이다. 5일 뒤인 1월 27일, 종가 5,084로 5,000 시대가 확정됐다.


36일 뒤 6,347. 사상 최고.

5일 만에 5,090. -19.8%.


올라가는 데 한 달. 무너지는 데 이틀.


3월 4일, 코스피 역대 최대 단일 하락 -12.06%.

이란 공습. 서킷브레이커 발동. 일부 증권사 앱에서 접속 지연과 잔고 표시 오류가 터졌다.


신용융자 잔고 33조. 반대매매 누적 2,272억.

그래도 개인은 3월 한 달에 코스피에서만 33.6조를 더 샀다.


이재명 대통령은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자금은 부동산 투자와 투기에 과도하게 집중되며 국가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 이재명 대통령 X(구 트위터), 2025년 9월 18일


주식과 금융이 부동산을 대체하는 투자처가 돼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채널A, 2025년 7월 1일).


코스피 5000. 부동산은 억제. 주식시장은 활성화.

강제로 한쪽 문을 닫고 다른 쪽 문을 열었다. 돈은 열린 쪽으로 갔다.


이게 경제정책이야? 아니면 돈이 흐르는 방향만 바꾼 거야?


1.1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

코스피 5000. 대통령이 반복해서 말했다. 로이터, 연합뉴스가 받아 썼다.

코스피 5000은 숫자가 아니라 구호가 됐다.


부동산 쪽.

다주택 정리 압박,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사, 보유세 강화 가능성이 나왔다.

신규취급액 기준 COFIX는 한때 2.89%까지 올랐고, 이후에도 2.8%대에서 높게 머물고 있다(은행연합회, 2026년 2월 공시 기준 2.82%).


반대편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졌다.

신용융자 잔고가 2025년 초 15조에서 2026년 1월 말 30조를 처음 넘었다(금투협).

2월 26일 32.4조. 3월 초 33조 돌파. 증권사들이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되면서 신규 매수를 일시 중단했다(연합뉴스, 2026.03.10).


1.2 핵심 가설

필자가 검증하려는 가설은 하나다.

"세수 부족 → 편법 재원 → 부동산 억제 + 증시 유도 → 리스크 전가 → 채널 이동"


쉽게 말해,

"부동산 하지 마, 주식 해"경제 체력을 키운 게 아니라 돈의 방향만 바꾼 것 아닌가.


맞는지 틀리는지를 따지려면, 먼저 판정 기준이 있어야 한다.

코스피가 오르면 진짜 기업에 이득인가?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주가 상승이 실물 경제로 전달되는가?

그 조건은 지금 충족되고 있는가?


1.3 이 글의 논증 체인

9개의 고리로 이어진다.


달러 패권 → 금리 동결 → 재정 우회 → 국채 발행 → 크라우딩 아웃 → 통화승수 바닥 → 배관 정책 → 증시 유도 → 리스크 전가


2장은 금리가 왜 막혔는지.

3장은 주가가 올라도 실물로 가려면 뭐가 필요한지,

그리고 지금 그게 깨져 있다는 것.


4장부터 8장까지가 그 깨진 현장이다.

9장은 채널 이동의 실체.

10장은 실물 의지 검증.

11장은 결론.


3장이 시험지고, 4~8장이 채점표다.


제2장. 금리는 왜 못 내리나 - 달러 패권과 환율 제약

경기가 부진하면 금리를 내린다. 교과서의 첫 번째 처방이다.

한국은 이 처방전을 찢어야 했다.


2025년 5월 이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0%에서 단 한 번도 내리지 못했다.

2026년 2월 26일까지 6회 연속 동결. 마지막 두 번은 만장일치.


왜?

달러 때문이다.


2.1 금리를 내리면 환율이 뚫린다

2026년 3월 현재.

한국 기준금리: 2.50%.

미국 기준금리: 3.50~3.75%.

격차 1.00~1.25%p.


미국이 더 높다. 돈은 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움직인다.


한국이 금리를 내리면? 격차가 더 벌어진다.

달러 자산의 매력이 올라간다.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흐름이 가속된다. 환율이 뛴다.

실제로 뛰고 있다.


원/달러 환율. 3월 31일 종가 1,530.1원(서울외국환중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수준이다(서울경제, 2026.03.30)


금리라는 문이 잠겨 있다. 열쇠는 연준이 쥐고 있다.


2.2 연준은 멈췄다

2024년 9월부터 시작된 인하 사이클이

5.25~5.50%에서 3.50~3.75%까지 1.75%p를 내렸다. 그리고 멈췄다.

2026년 1월 동결. 3월 18일 또 동결. 시장도 올해 인하 기대를 크게 뒤로 미뤘다.


쉽게 말해, "고금리가 오래 간다"로 판이 바뀐 거다.

연준이 내려줘야 한은도 따라 내릴 여지가 생긴다.


연준이 멈추면 한은도 못 움직인다.

환율이 이미 1,530원인데, 여기서 격차를 더 벌리면 어디까지 뚫릴지 모른다.


열쇠를 쥔 쪽이 꿈쩍도 안 한다.


2.3 못 내린다 - 금통위원들이 직접 말했다

2025년 1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금통위 의사록에는 같은 고민이 반복된다.


22차 의사록(2025년 11월 27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까지 상승하였는데, 이러한 흐름이 유지된다면 우리 경제에 차별화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입물가 경유 인플레 압력"

"수신 잔액 감소"

"유동성 경색 우려"

"중소기업 자금사정 악화"

의사록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24차 의사록(2025년 12월 19일):

낙인효과(stigma) 논의가 등장한다. 쉽게 말해,

"대안 수단을 쓰는 것 자체가 위기를 자인하는 신호가 되지 않을까"라는 고민이다.

"과거 금융경제 위기시에는 동 수단이 외환당국의 마지막 정책수단으로 인식되거나 외부에 심각한 상황임을 자인하는 낙인효과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어 도입하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창용 총재 2026년 신년사(2026년 1월 2일):

"2025년 하반기에는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과 환율 변동성 심화 등으로 성장과 금융안정 간 긴장이 커지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올해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 악화로 작년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높아진 환율은 물가 측면에서 금리 인하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동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총재가 직접 말했다. 할 수 있는데 안 한 게 아니다. 못 한 거다.


제4차 의사록(2026년 2월 26일):

6회 연속 동결. 만장일치. 그리고 사상 첫 점도표가 공개됐다.

21개 점(7인 × 3개 전망).

16개(76%): 2.50% 유지.

4개(19%): 2.25% 인하.

1개(5%): 2.75% 인상.

인하가 아니라 인상 의견이 나왔다.


환율이 1,500원을 넘는 판에, 금리를 내리기는커녕 올려야 한다는 위원이 있다.

"환율과 부동산 시장 안정은 당면한 경제정책 과제이자 통화정책 방향 결정에 있어서 여전히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변수"

"통화정책도 그 실효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시장 안정 노력에 공조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자영업을 비롯해 IT 부문 호조 추세에서 소외된 부문들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나, 이에 대해서는 확장 기조에 있는 재정정책의 역할이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


마지막 문장을 뜯어보면 이거다.

"중소기업 어려운 거 안다. 그런데 우리가 금리를 내려서 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건 재정정책이 해라."


이게 정책 공조야?

아니, 이건 공 넘기기다. 금리 카드를 못 쓰니까 재정에 던진 거다.


2.4 한은이 보는 2026년

한은은 2026년 성장률 전망을 2.0%로 올려 잡았다.

개선 신호는 있다. 그런데 의사록을 읽으면, 개선 전망에도 불확실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


경제상황 평가(2026년 1월 15일):

"국내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비IT 수출과 설비투자가 관세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건설투자도 건축 부문 조정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가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은행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2026년 1월 4일)에서도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외환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이미 1월 초부터 외부 환경을 경고하고 있었다.


그리고 총재는 "금리 외 수단 강화"를 공식 선언했다.

"기준금리 외 통화신용정책 수단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대출제도의 유동성 안전판 역할을 확대하고,

그 일환으로 은행 대출채권 적격담보 시스템을 올해부터 가동합니다." - 이창용 총재 2026년 신년사


25차 의사록에서는 비은행 금융기관까지 포함한 시장안정화 조치의 실효성 제고 필요가 제기됐다.

은행만으로는 안 되니까 증권사·보험사 같은 비은행까지 유동성 통로를 넓혀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된 거다.

금리를 못 내리니, 배관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선언이다.


쉽게 말해, 수도꼭지가 잠겼으니 옆에 호스를 연결하겠다는 거다.


2.5 팩트와 해석

"달러 패권·환율 제약 때문에 금리 동결"이라는 서술은,

한은이 복합 요인이라고 설명한 것을 단일 원인으로 좁힌 해석이다.


한은은 환율만 보는 게 아니다.

주택가격, 물가, 성장, 금융안정을 종합적으로 본다. 금통위원 7명의 의견도 제각각이다.

점도표에서 인하 4개, 인상 1개가 나왔듯이.


다만, 금통위 의사록 원문이 환율·금융안정을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언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2026년 3월 현재 환율이 1,530원대까지 치솟은 상황은, 이 해석을 더 강하게 만들어준다.


잠긴 문이 더 단단해졌다.

팩트: 6회 연속 동결, 만장일치, 점도표 인상 1표, 환율 1,530원, 총재 "동결할 수밖에 없었다".

해석: 가장 큰 제약이 환율이라는 판단. 의사록 원문이 이 방향을 지지한다.

금리라는 문이 잠겼다. 재정에 공을 넘겼다.


그런데 재정을 쓰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돈이 없다. 세수가 모자란다. 증세는 정치적으로 불가능했다.


남은 선택지? 국채를 찍는 것.


그 국채가 얼마나 쌓였는지, 시장에서 무슨 일을 벌였는지는 2편에서 확인해보자.


그 전에 먼저 기준을 세워야 한다.

코스피가 올라가면 진짜 기업에 이득인가?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작동하나?


제3장. 주식 활황은 기업에 이득인가 - 순기능의 선제조건

3.1 순기능의 세 가지 경로

주가가 오르면 기업에 좋다. 교과서는 그렇게 말한다.


경로는 세 가지다.

자금조달 용이성. 주가가 오르면 유상증자·CB·BW 발행 시 희석 부담이 줄고, 기업 신용도가 높아져 회사채·대출 조달 금리가 낮아진다.

자산효과. 주주·경영진의 자산가치 상승이 소비와 재투자로 이어진다.

신뢰효과. 시장이 기업가치를 인정하면 해외 투자 유치, 파트너십 확보, 인재 확보(스톡옵션), M&A 통화로서의 주식 활용이 쉬워진다.


핵심은 첫 번째다. 자금조달이 막혀 있으면 나머지 둘만으로는 실물 전환이 어렵다.

그런데 이 순기능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건 아니다.


3.2 선제조건 - 펀더멘털이 튼튼해야 한다

자금조달 순기능이 작동하려면 세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전제 1: 시장금리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주가가 아무리 높아도 금리가 올라가면 자금조달 비용이 상쇄된다.

전제 2: 정부 재정이 민간 자금을 압박하지 않아야 한다. 쉽게 말해, 정부가 국채를 대량 발행해서 시장의 돈을 빨아들이면 민간 기업이 쓸 돈이 줄어든다.

전제 3: 통화가 실물로 전달되는 구조여야 한다. 파이프가 막혀 있으면 수도꼭지를 아무리 틀어도 물이 안 나온다.


주가만 오르고 이 세 전제가 깨져 있으면, 순기능은 작동하지 않는다.


3.3 현재 상황 - 세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

시장금리가 올랐다.


기준금리는 2.50%에 묶여 있는데, 시장금리는 반대로 갔다.


국고채 3년물.2025년 5월 저점 2.331%에서 2026년 3월 3.378%. +104.7bp. 기준금리보다 87.8bp 높다.

국고채 10년물. 저점 2.593%에서 3.728%. +113.5bp. 장기물이 더 많이 올랐다.

회사채 AA-. 저점 2.846%에서 3.969%. +112.3bp.

회사채 BBB-. 9.771%. 거의 10%다. BBB- 등급 기업이 돈을 빌리려면 10%에 가까운 이자를 물어야 한다.

COFIX. 신규취급액 기준 COFIX가 2025년 8월 2.49%까지 내려갔다가, 12월 2.89%로 반등. 2026년 2월 현재 2.82%(은행연합회).


기준금리를 세 번 내렸는데, 은행의 실제 조달비용은 오히려 올랐다.


한은이 금리를 내렸는데 시장이 안 따라간 게 아니다. 반대로 올라갔다.


2026년 2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이걸 확인해줬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 약화와 국내외 확대 재정 기조에 기인하여 국고채·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시장금리 상승압력이 증가해 있는 점에 유의하여야 합니다." - 2026년 제4차 금통위 의사록, 위원 발언


코스피는 5,000을 찍었는데 회사채 금리는 올랐다.
이게 순기능이 작동하는 모습인가?


정부가 민간을 압박하고 있다.

세수 부족을 국채로 메웠다. 2026년 국고채 총발행 225.7조, 순발행 109.4조.

정부가 채권시장에서 돈을 너무 많이 가져가고 있다.

돈이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좁게 돈다.


M2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한국은행/ECOS).

유통속도(V¹)는 1.1006으로 살아났다. 속도는 붙었다. 하지만

통화승수(m̃)는 0.7909. 전파력은 여전히 낮음 확정이다.

※ V¹, m̃ 및 확정 신호는 한국은행 ECOS 원자료를 바탕으로

필자가 공개한 ‘거시경제 분석툴’에서 계산한 보정·정규화 지표다.


쉽게 말해,

한은이 1원을 풀면 경제에서 15원어치가 돌아야 하는데, 속도는 붙었지만 퍼지는 범위가 좁다.

수도꼭지에서 물은 나오는데 파이프가 가느다란 거다.

대기업·수출 쪽으로는 흐르는데 중소기업·내수 쪽까지 못 간다.


그리고 한은이 스스로 증명했다.

금리를 못 내리니까 2025년 12월에 선제적으로 배관을 깔았다. 기업 대출채권 담보 긴급여신.

한은이 별도로 배관을 깔아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답 아닌가.


주식 활황의 순기능이 작동하고 있었으면 이 배관이 왜 필요해?

문이 열렸는데 방이 비어 있었던 거다.


3.4 데이터 검증 - 순기능은 누구한테 작동했나

한은이 2026년 성장률 전망을 1.8%에서 2.0%로 올려 잡았다(2026년 2월 경제전망).

좋은 소식 같다.안을 열어다 보면 다르다.


"IT제조업을 제외한 성장률 전망치는 1.4%에 불과하여 부문별 온도차가 나타나는 상황" - 2026년 제4차 금통위 의사록, 위원 발언


반도체를 빼면 1.4%. 그게 나머지 대한민국의 성장률이다.


• 유상증자.

2025년 72건, 10조 302억원. 전년 대비 +113.3%(금감원). 확실히 늘었다.

안을 열어보면 다르다. 대기업 유상증자 +219.7%. 중소기업 유상증자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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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코스피 5000. 다른 세상이다.


금통위 관련 부서도 같은 진단을 내렸다.

• "수출을 견인하는 반도체 산업은 자동화와 기자재의 높은 수입의존 등으로 국내 고용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낮다."

• "주가 상승, 배당 지급, 성과급 확대 등이 특정 부문과 계층에 집중되는 양극화로 인해 그 영향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 2026년 제4차 금통위 의사록, 관련 부서 답변


금통위원은 이걸 K자형이라고 불렀다.


"K자형 경제구조가 고착화될 경우에 대비한 통화정책적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 2026년 제4차 금통위 의사록, 위원 발언


반도체는 잔치인데 나머지는 한파다. 같은 나라 경제인데 온도가 7배 차이가 난다.


• 회사채.

일반 회사채 53조 1,260억원 중 차환 비중 79.6%. 역대 최고다(금감원).

새 투자가 아니라 기존 빚을 갚기 위한 발행이 대부분이다.

AA 이상 우량물 비중 70.7%(전년 66.4%). BBB 이하는 축소.


기업이 10원을 빌리면 8원은 옛날 빚 갚는 데 쓴다. 새로 투자에 쓰는 건 2원뿐이다.

돈을 빌려도 미래에 쓰는 게 아니라 과거를 메우는 데 쓰고 있다.


쉽게 말해, 돈을 빌릴 수 있는 건 원래 돈이 있는 놈들뿐이다.


• 실물.

2025년 GDP 1.0%(한은 속보).

4분기 -0.3% 역성장.

설비투자 -1.8%.

건설투자 -3.9%.

고용은 +19.3만 명이지만 제조업·건설업은 감소세 지속(통계청).


코스피는 금융위기 이후 크게 뛰었다. 그 사이 제조업 생산은 정체다.

코스피는 뛰었다. 설비투자 마이너스. 건설투자 마이너스. GDP 1% 턱걸이.


이걸 보고 "주식시장 활황이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나?


3.5 그러면 이건 뭔가

비트코인이 5만 달러를 찍었을 때 동네 식당 매출이 올랐나? (이해를 돕기 위한 극단적 예시다.)

암호화폐가 아무리 올라도 기업의 설비투자가 늘지 않는다. 고용이 늘지 않는다.

기업의 자금조달이 쉬워지지 않는다. 가격이 올라도 실물경제와 연결되는 경로가 없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비IT 부문 기준으로 보면, 지금 코스피 활황의 체감이 이거랑 비슷하다.


주가는 크게 뛰었는데,

중소기업 유상증자는 -23%,

회사채는 우량물에 쏠림,

회사채 금리는 +112bp,

통화 전파력은 아직 부진,

한은은 별도 배관을 깔아야 할 만큼 기업 자금사정이 나쁘다.


가격 상승과 실물 전달 경로가 끊어져 있다면,

그것은 "주식시장 활황"이 아니라 "자산가격 활황"이다.


대기업에게는 제한적 순기능이 있지만, 경제 전체로 보면 실물과의 연결고리가 약하다.

지금 코스피 5000이 그거다.


3.6 제로섬으로 기울고 있다

실물로 전달되는 포지티브섬 구조에서는 주식시장 참여자 전체가 이긴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고,

설비투자를 하고,

고용이 늘고, 소비가 늘고,

다시 기업 실적이 좋아진다.

파이가 커지니까 모두의 몫이 늘어난다.


전파력이 약한 상태에서의 주가 상승은 다르다.

파이가 안 커지는데 돈만 들어온다.

먼저 들어온 사람이 나중에 들어온 사람의 돈으로 수익을 실현하는 구조.


제로섬으로 기울 위험이 커지고 있다.

설비투자 -1.8%,

GDP 1.0%,

통화승수 m̃ 0.7909.


기업의 실물 가치 창출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주가가 오르는 건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져서가 아니라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레버리지가 얹어지면 네거티브섬으로 미끄러질 조건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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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은 1년 만에 두 배. 주가는 이틀 만에 -20%, 그래도 코스피에서만 33.6조를 더 샀다.

이게 정상인가.


금통위 의사록이 이 구조를 정확히 짚었다.

"국내 투자자의 지나친 레버리지 투자가 금융시장 불안정을 야기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국내주식 투자가 상당 규모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2월 중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투자의 세부 내용을 보면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 비중이 가장 컸으며, 국내 주식의 경우에도 레버리지 및 인버스 레버리지로의 투자쏠림이 나타났다… 경제주체들의 위험선호가 확대된 점이 우려된다."

2026년 제4차 금통위 의사록


한은 관련 부서는 하락 시 비대칭 충격을 경고했다.

"상승기보다는 하락기의 영향이 더 커지는 비대칭성은 나타날 수 있다."

"금융 스트레스를 동반한 주가 급락의 경우 기업 담보가치 및 순자산 감소로 이어져 투자 위축이 증폭되는 금융가속기(financial accelerator) 현상에 대한 지적이 있고, 현실에서의 주가 흐름도 계단식으로 상승하다 하락기에는 급락하는 경향이 있다."

2026년 제4차 금통위 의사록, 관련 부서 답변이다.


올라갈 때는 계단,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

2월 27일 장중 6,347. 3월 4일 5,090. 이틀. 금융가속기가 작동한 거다.


3.7 그래서 문제는 정부다

이 구조가 정부 정책과 결합되면서 판이 커졌다.


정부가

"코스피 5000"을 외치면서 국민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하고 있다.

부동산은 억제하고, 증시는 띄운다.

그런데 실물 펀더멘털은 만들어주지 않고 있다.

세수 부족을 국채로 메우고 있고, 그 국채가 시장금리를 밀어올리고 있고,

한은은 금리를 못 내려서 배관을 깔아야 하는 상황이다.


쉽게 말해, 빚내서 주식 사라는 거다. 그런데 그 주식시장의 방은 비어 있다.


금통위원도 이걸 봤다.

"시장금리 상승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중소기업, 자영업 종사자들과 수출대기업 간 차별화가 더 뚜렷해진 만큼, 시장금리 상승이 기업 경제활동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을 준비해야 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 2026년 제4차 금통위 의사록, 위원 발언


세 전제가 모두 흔들리고 있다.

세 전제 중 하나라도 살아 있으면 코스피 5000은 정책이 될 수 있었다.

세 개가 동시에 깨져 있으면, 그건 정책이 아니라 구호다.


그 국채가 얼마나 쌓였는지, 그리고 시장에서 무슨 일을 벌였는지. 다음편에서 살펴보자.



유튜브 - 코스피 5000, 경제정책인가 자산 채널 이동인가 - 시리즈 1편: 시험지 출제

https://youtu.be/AFkkKiDd4r4


1. -참고문헌-

공식 자료

1.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2026.2.26)」, 2026.2.26.

2. 한국은행, 「2026년 2월 26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참고자료」, 2026.2.26.

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2026년 제4차)(2026.2.26)」, 2026.3.17 공개.

4.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2025년 제22차)(2025.11.27)」, 2025.11.27.

5.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2026년 신년사」, 2026.1.2

6. Federal Reserve, “Federal Reserve issues FOMC statement,” 2026.3.18.

7. Federal Reserve, “Implementation Note issued March 18, 2026,” 2026.3.18.

8. 한국은행, 「2026년 1월 통화 및 유동성」, 2026.3.13.

9. 한국은행, 「통화 및 유동성 개편 결과」, 2025.12.30.


정책 발언·시장 자료

10. 채널A, 「“주식이 부동산 대체”…이재명 대통령 첫 입장 표명」, 2025.7.1.

11. 정책브리핑, 「이 대통령 “부동산에 집중된 자원 배분 왜곡 반드시 바로잡아야”」, 2026.1.27.

12. 한국거래소(KIND), 「월간 기업가치 제고 현황('26.1월)」, 2026.2.4.

13. 뉴시스, 「원달러 환율, 1530.1원 주간 거래 마감」, 2026.3.31.

14. 아주경제, 「'폭탄 뇌관' 반대매매…급등락 장세에 쌓인 빚투 30조 터질까」, 2026.3.10.

15. 아주경제, 「'널뛰기장'에 3월 반대매매 벌써 2272억…빚투 위험수위」, 2026.3.10.


2. 한국은행 ECOS 원자료를 바탕으로 필자가 공개한 ‘거시경제 분석툴’에서 계산한 보정·정규화 지표

구-2025년도 2번-1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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