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도시라는 영원한 베타버전, 우리라는 개발자

사람이 돌아오는 도시를 만드는 법

by 마나월드ManaWorld
Google_AI_Studio_2025-10-02T07_03_16.567Z.png '베타버전 도시'의 개발자들


2025년 12월 31일, 화요일 오후 11시 30분.

나는 다시 거리에 섰다. 10년 전 이맘때도 그랬다.

메르스로 텅 빈 거리에서 누군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우리는 무엇을 배웠나?


에필로그: 도시라는 영원한 베타버전, 우리라는 개발자


1. 배우지 않으면 반복한다

이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을 어떻게 막을 수 있나요?"


틀린 질문이다.

막을 수 없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만나는 지점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은 필연이다.


마치 강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그래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


이것이 진짜 질문이다.


2. 정답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용기

우리는 정답을 찾는 데 익숙하다.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고, 사회도 그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도시 문제에는 정답이 없다.


건물주에게는 건물주의 정답이 있고,

임차인에게는 임차인의 정답이 있다.

프랜차이즈도, 개인가게도, 주민도,

행정도 각자의 정답을 갖고 있다.


모두가 맞다. 그래서 모두가 틀렸다.


예전 스크린쿼터 논쟁을 보라.

영화계는 한국영화를 지켜야 한다고 하고,

영화관은 직원들 월급을 줘야 한다고 한다.


누가 맞고 누가 틀린가?


최저임금 논쟁도 마찬가지다.

사장은 인건비 때문에 죽겠다고 하고,

알바생은 이것도 못 받으면 어떻게 사냐고 한다.


누구의 편을 들 것인가?


정답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비로소 대화가 시작된다.


3. 시스템을 설계한다는 것

비트코인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이 있다.


선의에 기대지 말라.

도덕에 호소하지 말라.

대신 시스템을 설계하라.


비트코인은 16년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왜? 참여하면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단순하고 명확하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상생해야 합니다"라고 백날 외쳐봐야 소용없다.

"상생하면 이익입니다"라고 만들어야 한다.


임대인에게는 세금 감면을.

임차인에게는 경영 지원을.

주민에게는 결정권을.


각자가 원하는 것을 주면서 전체가 나아지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

이것이 시스템 설계다.


4. 실패의 미학

우리는 실패를 많이 봤다.

천안의 크리스마스 축제. 양산의 힙합 페스티벌(지속성). 대전의 원도심.


그리고 깨달았다.


실패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


도시는 실험실이다.

실험실에서는 실패가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다.


천안은 가르쳐줬다. 행정 주도의 한계를.

양산은 보여줬다. 정치적 지속성의 중요성을.

대전은 알려줬다. 사각지대의 위험을.


실패를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5.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도시에서 혼자인 사람은 없다.


건물주의 결정이 임차인의 삶을 바꾸고,

임차인의 성공이 건물주의 자산가치를 높인다.

프랜차이즈가 들어오면 독립상점이 영향받고,

개인가게가 사라지면 동네의 매력이 떨어진다.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는 마치 섬처럼 산다.

각자의 이익만 추구하며,

남의 손해는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실은 이렇다.


당신이 사는 도시가 죽으면, 당신도 함께 죽는다.

당신 옆집이 망하면, 당신 가게도 위험하다.


우리는 함께 뜨거나 함께 가라앉는다.


6. 도시는 영원한 베타버전이다

IT 업계에 베타버전이라는 개념이 있다.

완성되지 않은 소프트웨어. 사용자가 써보면서 개선해나가는 버전.


도시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완성된 도시는 없다.

완성됐다고 믿는 순간부터 쇠퇴가 시작된다.


도시는 영원한 베타버전이다.


계속 실험하고, 계속 수정하고, 계속 업데이트해야 한다.

그리고 그 개발자는 전문가가 아니다. 바로 우리다.


7. 작은 시작의 힘을 믿는다

거창한 계획은 필요 없다.


성안길도 작게 시작했다.

영화관 하나가 제안하고,

상인 몇 명이 호응하고,

시민들이 춤을 췄다.


그것이 도시를 바꿨다.

당신도 할 수 있다.


이웃과 인사하는 것부터.

동네 가게를 이용하는 것부터.

작은 모임에 참여하는 것부터.


작은 시작이 큰 변화를 만든다. 단, 계속해야 한다.


8. 희망과 불안 사이에서

솔직히 말하자.

우리는 희망과 불안 사이에서 흔들린다.


어떤 날은 희망에 차 있다.

시민들이 깨어나고 있고,

새로운 실험들이 시작되고 있고,

작은 성공들이 쌓이고 있다.


어떤 날은 불안에 휩싸인다.

여전히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기득권은 변하지 않고, 젊은이들은 떠나간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 선택한다. 희망을.


왜?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포기하면 끝이다. 계속하면 가능성이 있다.


9.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이 긴 여정의 끝에서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어떤 도시를 원하는가?


번화한 도시?

조용한 도시?

편리한 도시?

정겨운 도시?

효율적인 도시?

인간적인 도시?


정답은 없다. 당신의 답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 도시는 누군가 만들어주지 않는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매일, 조금씩.


10. 2026년을 향하여

30분 후면 새해다.

나는 여전히 거리에 서 있다. 10년 전처럼, 오늘도.


무엇이 달라졌나?


건물은 여전히 서 있고,

사람들은 여전히 오가고,

갈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한 가지 달라진 것이 있다.

우리가 배웠다는 것이다.


관계가 도시의 영혼이라는 것을.

젠트리피케이션은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을.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우리가 도시의 주인이라는 것을.


도시는 영원한 베타버전이다.


버그가 발견되면 수정하면 된다.

새로운 기능이 필요하면 추가하면 된다.

잘못된 코드는 다시 쓰면 된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계속 나아지면 된다.

그리고 당신은 그 도시의 개발자다.


코딩은 이미 시작됐다.


실패해도 괜찮다. 다시 코딩하면 된다.

도시는 영원한 베타버전이니까.


하지만 당신은 지금 막막할 것이다.

어떤 언어로, 어떤 코드를 짜야 할지.

그래서 준비했다. 당신의 첫 코딩을 위한 '표준 나침반'을.


바로 뒤에 이어지는 [특별부록]은 당신의 도시를 바꾸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이다.

이제, 진짜 개발을 시작해보자.


Gemini_Generated_Image_3u6x3u3u6x3u3u6x.png 황혼이 지는 도시 거리, 고독한 개발자가 베타버전 도시의 미래를 사색하며 변화를 향한 작은 손길을 내밀다.




10월6일 월요일. 여러분의 첫 코딩을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특별부록] 핵심 전략 로드맵 - 당신의 도시를 바꾸는 표준 나침반


일부 상황·인물·대사는 재구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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