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이 보내는 초대장 3

죄책감과 도피, 그리고 삶의 아이러니 속에서 나를 찾다

by 베리바니

Q. 꿈속에서 '훔친 딸랑이'는 작가님에게 어떤 죄책감과 불안감을 안겨주었나요?


제 꿈은 묘한 긴장감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떤 호텔에서 친구가 모르는 사람 방에 들어가 아기들의 딸랑이를 훔쳐 나오는 것을 복도 한쪽에서 조마조마하게 지켜보고 있었죠. 친구는 딸랑이를 모아 한 곳에 놓았고, 저는 그중 하나를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제가 지날 때마다 주머니에서 딸랑이가 소리를 냈습니다. 한 아이가 저를 손가락질하며 "어? 어?" 하는데 너무 무서워서 밖으로 달려 나가 쓰레기통 쪽에 그 딸랑이를 버렸습니다.


이 꿈은 '숨기고 싶은 비밀' 혹은 '내적인 죄책감'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친구가 저지른 행동에 제가 동조하면서, 그것이 결국 저를 쫓아다니는 '딸랑이 소리'처럼 불안과 부담으로 다가온 것이죠. 아이의 손가락질은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들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타인의 시선에 대한 부담감을 나타냅니다. 결국 딸랑이를 버린 행위는 이러한 죄책감과 불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저의 강렬한 욕구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Q. 욕심을 내려놓았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인형'을 얻는 경험은 무엇을 의미했나요?


장면이 바뀌어 여러 술집이 모인 단지로 갔습니다. 술을 마신 후 인형 뽑기 기계에 천 원을 넣어 도전했지만 실패했죠. 아쉬워하자 신랑이 만 원짜리를 건네며 "실컷 해보라"고 했지만, 저는 돈이 아깝다며 거절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한 판만 더 해보자"며 천 원을 넣고 시도했는데, 그 한 번에 인형을 뽑아냈고, 너무 기뻤습니다.


이 부분은 '욕심과 절제', 그리고 '의외의 보상'에 대한 무의식의 메시지로 읽힙니다. 처음에는 인형을 향한 욕심이 있었지만, 과도한 투자를 거절하고 절제된 시도를 택했을 때 오히려 원하는 것을 얻게 되는 아이러니를 경험했습니다. 이는 현실에서도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과도한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신중하고 현명한 접근이 결국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가르침처럼 느껴졌습니다. 작은 노력으로 큰 기쁨을 얻은 순간, 저는 어떤 확신을 얻은 듯했습니다.


Q. 꿈속에서 만난 유명인들과의 관계, 그리고 '치유의 순간'은 어떤 의미였나요?


꿈속에서 저는 지드래곤, 탑과 친구 사이였습니다. 더 놀고 싶었지만 탑이 재촉해서 숙소로 돌아왔죠. 지드래곤에게 전화를 걸어 "조금만 더 놀자"는 뉘앙스를 전했지만, 탑이 옆에 있어서인지 지드래곤은 눈치를 보며 전화를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호텔에는 의사가 있었는데, 제가 아픈 부위를 말하자 주사를 놓아주었습니다. 숨도 잘 쉬어지지 않는다고 하자 그는 "교대 시간이라 다음 의사에게 맞으라"며 주사기와 약을 건네주고 조용히 저를 안아줬습니다. 아직 주사를 맞기 전인데도 이상하게 숨이 너무 잘 쉬어지는 기분이 들었고, 그 의사는 교대 의사가 자기 아는 동생이라고 설명하며 떠났습니다.


유명인들과의 교류는 '사회적 인정'이나 '이상적인 관계'에 대한 저의 열망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탑의 재촉이나 지드래곤의 눈치는 현실에서 관계 속에서 느끼는 제약이나 한계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이어진 '의사와의 만남'은 무의식적인 치유와 위로의 과정입니다. 물리적인 치료보다 의사의 따뜻한 포옹에서 숨이 잘 쉬어졌다는 것은, 진정한 치유가 정신적인 안정과 공감에서 온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더라도, 타인의 지지나 따뜻한 위로만으로도 큰 안도감을 얻을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Q. '정답' 대신 '문제'를 그린 시험, 그리고 극한의 상황 속 '도피'와 '생존'은 무엇을 말하고 있나요?


학교인지 회사인지 모를 공간에서 시험을 봤습니다. 저는 문제에 대한 정답보다는 문제 자체를 그대로 그리며 관련된 내용을 이것저것 써서 답안지가 빽빽해졌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는 생각으로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호텔 문에 붙어 있는 그네에 저를 포함한 세 명이 타고 있었는데, 재밌었지만 끊어질까 봐 살짝 걱정됐습니다. 한 무리가 우리 앞을 지나갔고, 그중 보스로 보이는 사람이 제 옆 친구에게 "무슨 잘못인지 알지? 너는 죽어야겠는데?"라며 다짜고짜 친구를 데리고 갔습니다. 저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너무 무서웠고,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보니 핏기가 없이 하얗게 질려있었습니다. 두려운 얼굴로 무리 사이에 줄을 선 친구를 보며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속상했습니다. 뒤쪽 화장실에서 사람의 몸이 토막 난 것을 보고는 '친구를 진짜 죽일 생각인가?' 싶어 놀랐지만, 모른 척하고 다른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그 줄에서 사라져 있었고 '도망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험 장면은 '기존의 방식'을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을 추구하는 저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정답보다는 문제 자체를 깊이 탐구하는 것은, 정해진 답보다는 근원적인 이해에 대한 저의 욕구를 드러내는 듯합니다. 이후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죄책감과 책임', '위험으로부터의 도피', 그리고 '생존 본능'이라는 복잡한 심리를 담고 있습니다. 친구가 위험에 처했지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던 무력감, 그리고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모른 척하려 했던 저의 모습에서 불편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친구가 도망쳤다는 안도감과 함께, 저 역시 도망쳐야 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혔습니다.


Q. '함께' 도망치는 여정과 '생존의 아이러니' 속에서 작가님은 무엇을 느꼈나요?


저도 도망쳐야겠다고 느껴 호텔 밖으로 나갔지만, 다리가 너무 무겁고 뛰어지지 않았습니다. 친구는 이미 차를 타고 멀리 떠난 후였고, 저는 뒤에서 누군가가 "같이 가자"며 등을 밀어줘 종종걸음으로 도로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차들이 오갔지만 무리들은 쫓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걷고 있었는데, 길 한쪽엔 축사가 보였고 소들이 자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소를 타고 가자"라고 했지만 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무시하고 지나쳤습니다.


친구가 도망간 곳은 항구였습니다. 그곳에서 대포가 쏘아지고 있었고, 도움을 주었던 누군가가 "살고 싶으면 다른 사람을 죽여야 한다"며 친구에게 대포를 쏘라고 했습니다. 친구는 어쩔 수 없이 대포를 쏘고 있었고, 저는 그 대포알에 실려 반대쪽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튀어 오르는 장면에서 잠에서 깼습니다. 마치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팝콘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이 꿈의 후반부는 '절박한 생존 상황'과 그 속에서 나타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무거운 다리로 도망치기 힘든 상황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위기 속에서 예상치 못한 지지를 얻게 됨을 의미합니다. '소를 타고 가자'는 비현실적인 제안을 거절하는 것은, 아무리 위급해도 저만의 상식과 기준을 지키려 하는 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항구 장면은 '생존을 위한 궁극적인 선택'과 그에 따른 '잔혹한 아이러니'를 담고 있습니다.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을 해쳐야 하는 상황은 극단적인 현실의 압박감을 상징하며, 친구가 어쩔 수 없이 대포를 쏘는 모습은 타인의 고통 위에서 생존해야 하는 비극적인 현실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결국 대포알에 실려 튀어 오르는 장면에서 느껴진 '팝콘 같은' 기분은, 이런 혼란과 고통 속에서도 삶의 아이러니를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이고 결국은 어떤 방식으로든 살아남는 저의 강인한 모습을 나타내는 듯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무의식이 보내는 초대장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