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생 : 개와 고양이랑 생활하기
나는 알지 못했습니다.
내 삶이 사람이 아닌 작은 생명들로 채워질 줄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과 이토록 단단하고 깊게 연결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바니, 예기치 않은 가족의 시작
한 살쯤 되었을까요? 흙바닥과 앙상한 펜스만 겨우 드리워진 유기견 보호소에서, 저는 바니를 처음 만났습니다. 바람과 벌레, 그리고 외로움이 그대로 스미는 그곳에서, 녀석은 귀여운 주둥이를 앙증맞게 내밀고는 킁킁거리며 저를 따라왔습니다. 그 순간, 바니의 눈빛은 너무나도 반짝였습니다.
그 짧은 마주침은 곧 평생의 인연이 되었습니다.
루피, 뜻밖의 책임 그리고 사랑
루피는 제게 찾아온 첫 고양이였습니다. "2주만 부탁해"라는 지인의 말은 곧 끊어진 연락과 함께 영원한 책임이 되었죠. 잘생기고 풍성한 털을 가진 노르웨이숲 고양이 루피는 처음엔 제 손길조차 낯설어했지만, 어느새 집의 가장 편안한 자리를 차지하며 '강아지 같은 고양이'로 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심바, 품으로 온 작은 생명
그리고 심바. 쥐끈끈이에 온몸이 붙어 앙칼지게 울어대던 작은 생명. 저는 기름으로 조심스레 끈끈이를 떼어내고, 몇 번을 씻겨 어미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어미는 새끼를 두고 사료만 비운 채 떠나버렸죠. 그날부터 심바는 제 품에 안겨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나와 '개고생'
이것은 단순히 반려동물과의 힘든 동거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쁘고, 아파하고, 때론 후회하며 함께 성장한 삶의 기록입니다.
이 친구들과 함께한 모든 순간들이 저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음을 저는 압니다. 이제, 그 가슴 벅찬 이야기들을 매주 수요일마다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참, 제목이 왜 '개고생'인지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이는 단순히 고된 생활을 의미하는 게 아니랍니다. '개와 고양이랑 생활하기'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언어유희예요. 저의 동물 가족들과의 삶을 재치 있게 표현하고 싶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