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태훈이는 황당하다는 듯 헛웃음 쳤다. 나는 화장실을 갔다 오겠다며 핸드폰을 집어 들고 화장실로 갔다. 바탕화면에는 친구와 지인들에게서 온 연락뿐이었다. 연락을 확인할 겸 카카오톡을 열어보니 그 사람의 프로필은 갓 돌 지난 아이와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업데이트되어 있었다. 나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멍하니 업데이트된 프로필 사진을 보니 눈물이 흘렀다. 단편적인 사진만으로는 행복한 가정, 새삼 다정하고 가정적인 사람. 인간은 얼마나 감정과 욕망 앞에서 모순적인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사람에게서 얻는 깊이감 없는 단편적인 예시로 그 사람을 규정하는 익숙함이 그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게 만든다. 그와 동시에 우리가 범하게 되는 오류는 다른 사람과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그 사람에게 투영하게 되며 끝은 결국 모든 인간은 감정 와 욕망 앞에 모순적이며 그러한 공통된 취약점을 숨기고 싶어 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분에 넘치는 행복을 이미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자극이나 요인들이 주는 더한 행복과 만족감을 가져다줄 수도 있을 거라는 가능성에 더 이상은 일관되지 않은 감정들은 새로운 경험에 대한 선택을 요한다. 이는 결국 대상이란 개인이 투영한 어떠한 다른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에 지나지 않으며 그 존재가 일시적이라는 걸 깨닫는다. 이러한 점에서 태훈이는 적어도 기만하는 것 없이 자기감정이나 인간적인 욕구에 대해 솔직한 점이 다른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나는 화장실 밖으로 나가 사람들 틈 사이에서 계속 술을 마셨던 것 같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발가벗고 옆에서 자고 있는 태훈이 옆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당황한 나는 어떻게 된 건지 태훈이를 깨워 물었다.
"기억 안 나세요? 누나가 제 바지 뒤로 손 집어넣으셨잖아요."
나는 이불에서 뛰쳐나와 재빨리 옷을 입기 시작했다. 태훈이는 그런 나를 옆으로 돌아누운 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가려는 찰나 휴대폰에 부재중 전화가 한통이 찍혀있었다. 과장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