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앞에서 고민했던 시간들
선택지가 둘 이상이라는 것은 좋은 것이다.
무엇을 고르든, 나의 가치관에 의해 내가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고를 수 있다는 뜻이니까.
하나뿐인 길보다 여러 갈래의 가능성 앞에 서 있다는 것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온 힘이었다.
그와 동시에, 선택의 갈림길 앞에서는 언제나 망설임의 시간이 필요했다. 좋은 선택을 하고 싶었기에.
나는 종종 스스로를 결정장애라고 말하곤 한다.
무언가를 선택하는 일은 늘 쉽지 않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보고, 각각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그 선택을 실행했을 때의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시뮬레이션해 본다.
그러다 지치면 '지금 이게 맞나.', '미래의 내가 후회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런 시간들을 보내온 지금의 나는, 나의 망설임을 더 이상 부끄럽게 여기지 않기로 했다.
고민의 시간이 길다는 것은, 내가 무엇을 선택해도 그 결과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주 조금 돌아가더라도 괜찮다고, 내 페이스대로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무엇을 선택하든, 그 안에는 반드시 배움이 따라온다고 믿는다.
앞으로의 글은 내가 살아오며 마주했던 진로와 커리어의 갈림길에 대한 기록이다.
대학원에 갈지 회사를 갈지 고민하던 대학 시절,
첫 회사에서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라는 물음 속에 흔들렸던 날들,
비로소 첫 퇴사를 결정하고, 새로운 회사를 만나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하고 노심초사했던 날들까지.
결정의 순간보다, 그 결정을 내리기 위한 내면의 대화와 깊은 망설임의 시간들에 대한 솔직한 회고를 남겨보려고 한다.
돌이켜 보면, 나는 고요하게 흔들렸고 여전히 그러하다.
그 흔들림 덕분에 나는 나를 더 잘 알게 되었고, 그리하여 더 강인한 사람으로 자라나고 있다.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여전히 수많은 결정 앞의 갈림길에 서 있을 미래의 나에게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 해낼 거야.'라고 응원하며 첫 연재를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