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소년의 성장기, 그리고 기계공학과 첫 사회 진입
시골에서 시작된 삶
나는 버스도 들어오지 않는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보이는 것이라곤 파란 하늘, 녹색 산, 그리고 언덕 너머 동해 바다뿐이었다.
부모님은 밭에서 하루 종일 일하시고,
나는 동생과 함께 산과 들판을 놀이터 삼아 뛰어다녔다.
해가 지면 잠들고, 해가 뜨면 일어나는 자연의 시간표 속에서 살았다.
지금은 폐교가 된 초등학교 교실 창밖에는 냇가와 논밭이 보였고,
종이 울리면 운동장으로 달려 나갔다.
기억에 남는 건 직접 만든 고무동력기를 날리던 순간,
대나무와 한지로 만든 연이 하늘로 오르던 장면이다.
종이와 나무 조각이 하늘을 나는 건 어린 나에겐 마법 같았다.
돌아보면 그것이 내가 기계공학을 선택한 첫 실습이었는지도 모른다.
수학과 과학, 그리고 진로
중학교 때는 자취, 고등학교에서는 기숙사 생활을 하며
부모님과는 멀어졌지만, 마음은 더 단단해졌다.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어려서부터 수학과 과학 과목을 좋아했다.
공식이나 답보다, ‘왜 그런가?’를 파고드는 재미가 있었고
이론이 현실의 원리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기계공학이라는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저 내가 좋아했고,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겹친다는 건 사실 꽤 큰 행운이었다.”
첫 직장, 좌절 끝의 작은 시작
졸업을 앞두고 취업 시장은 얼어붙어 있었다.
수십 장의 이력서, 반복되는 불합격.
애써 괜찮다고 말했지만, 자신감은 조금씩 무너졌다.
그러다 친구의 추천으로 첫 회사에 들어갔다.
그건 단순한 기쁨이 아니라,
“드디어 내 자리를 찾았다”는 안도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긴장이었다.
회사 생활 초반에 큰 힘이 되어준 건 업무보다 사람이었다.
사회인 야구 경험 덕분에 자연스럽게 회사 야구 동아리에 들어갔고,
그 인맥들이 업무 외적으로 큰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회사의 구조보다 먼저 익숙해진 건 함께 땀 흘리는 사람들이었다.”
첫 프로젝트, 이상과 현실의 거리
업무에서 본격적으로 맡게 된 첫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선배들에게 업무를 배우면서 프로젝트를 지원할 때는
“나도 이제 혼자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맡아보니,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조차 막막했다.
서류 하나 쓰는 것도 헷갈리고,
회의에서는 말문이 막히고,
기술적 이해가 부족한 채로 외주 업체와 타 팀을 상대하자 벽만 느껴졌다.
결국 잠을 줄이고 동료들에게 물어가며 온몸으로 부딪혔다.
그리고 마침내 결과를 내고, 프로젝트 승인을 받았다.
그때 알았다.
“성장은 이런 순간에 찾아오는구나.”
책에서 얻은 정답보다, 몸으로 부딪히며 얻은 감각이 훨씬 오래 남는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