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와 예민함 속에서 찾은 작은 회복의 시작
전자파.....
어느 날부터 그것이 내게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었다.
피할 수 없고, 완전히 없앨 수도 없는 존재.
어떻게든 덜어내 보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그래, 이럴 거면… 내가 더 건강해지는 수밖에.”
살아남기 위한, 아니 살아가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렇게 내 곁엔 식물이 다시 자리 잡았다.
식물이 싱싱하게 자라나는 걸 보면,
그 기운을 내가 고스란히 받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더 정성스럽게 돌보게 된다.
식물등도 더 좋은 걸로 교체했고,
기존 화분들도 더 신경 써 보기로 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몇 개의 식물이 더 늘었고,
작은 정리대를 추가로 구입했다.
침대도 반으로 줄이고, 가구 배치도 새로 했다.
초록을 더 잘 들이기 위한 구조로 방 안을 바꾸면서
내 생활 리듬도 함께 정돈되기 시작했다.
식물등을 설치하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더 건강하게 자랄까.
빛의 방향, 거리, 설치 위치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다.
그러자.......
빛이 달라지니,
식물들이 눈에 띄게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잎이 더 반짝이고, 줄기엔 생기가 돌았다.
그리고 나 역시 달라졌다.
내 몸의 기운이 달라지고, 컨디션이 오랜만에 급격히 상승했다.
나는 예민한 사람이다.
좋은 기운이 주어지면 빠르게 회복되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 그 좋은 기운을, 나는 초록에게서 받고 있다.
늘 작은 식물들만 키웠지만
그 존재들이 내게 주는 위로와 에너지는
어떤 말로도 다 표현하기 어렵다.
때론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롭기도 하지만
그보다 훨씬 큰 기쁨과 고마움을 안겨준다.
남편은 식물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내가 피라미드의 기운을 받고 나아지는 걸 보면서
식물도 내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는 식물등 설치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
평소엔 꽤 느긋한 편인데,
내가 오랫동안 기운 없이 지내는 걸 보더니
이번엔 정말 빠르게 움직여줬다.
물론, 누가 봐도 부러워할 만큼 잘해주는 건 아니다.
그러니 질투는 안 해도 된다.
그저 “사람부터 살리고 보자”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 마음만으로도, 나에겐 충분했다.
지금 나는, 방 안 초록이들과 함께 살아간다.
그 생명들과 함께 숨 쉬고, 웃고, 회복해 나간다.
에너지는 꼭 눈에 보여야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살아있는 존재와 함께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나는 오늘을 살아낼 힘을 얻는다.
살아내기 위한 방법이 필요했다.
이건, 나를 지키는 법이자
살기로 결심한 사람만이 도달할 수 있는 태도였다.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우울의 수렁에서, 지겹도록 허우적대며
손톱으로 벽을 긁듯 버텼던 날들.
그 끝에서 내가 얻은 한 가지.
살 거면… 살아갈 방법을 찾자.
그리고 내겐,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식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