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신 ep.25 소문, 그리고 손님

by Celloglass

창고 리모델링이 완성될 즈음 우리는 3호, 4호 민박도 완성되었다. 시범 운영 기간에 여러 인플루언서와 유튜버들이 홍보를 해주었다. 우리의 민박은 날로 유명해졌고, 한 달 전에 예약이 가득 차기에 이르렀다. 퇴실 시간이 되면 예비역들은 침구 교체와 청소로 분주했고, 시간이 날 때마다 제초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김춘녀 부뚜막은 여전히 전수와 메뉴 개발에 여념이 없었지만, 민박 이용객들에 한정해 시식과 평가회를 주기적으로 제공하며 피드백을 받았다.


카페는 추가 확장이 필요할 정도로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특히 지역 감자를 이용한 브루스케타와 할매 감자전이 대히트였다. 공사 도중 우리가 먹으려고 만들었던 음식이 효자 메뉴가 돼서 적잖이 당황스럽다.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다 보니 인명사고나 화재 예방에도 관심을 안 둘 수 없었다. 화재나 응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임도길을 이용해 환자 이송이나 화재 진압을 하기에는 역부족이거나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마을 어르신들과 예비역들을 중심으로 자율소방대를 구성했다. PVC 물탱크도 여러 개를 구비해 지하수를 항상 채워놓고 소방수로 활용하고자 했다.


저녁 식사 이후에는 9시부터 11시까지 자율방범 순찰조도 편성해 고성방가를 하는 사람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개도하고 있다. 읍내 약국과 상의해 상비약을 구비하고, 지역 소방서에서 응급 처치 교육도 받기로 했다.


도시를 떠나면 불편함 투성이라고 생각한다. 응급 상황이나 비상 상황이 생기면 자발적 조치는 늘 필요하다. 시골이 불편한 게 아니라 도시가 편리한 것이다. 그 편리함이 당연시되면서 고마움을 잊고 사는 것뿐이다. 물에 빠지면 스스로 헤쳐 나오거나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거지, 소방대원들이 구조를 늦게 왔다고 탓할 일은 아니다. 도시에서 당연시되는 것들이 곧 권리는 아닐 수 있다.


이곳은 스스로의 힘이 아니면 지킬 수 없다. 도움의 손길은 너무나 멀리 있다.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어렵지만 서로의 힘을 합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 생각한다.


방문객들이 많아질수록 안전에 최선을 다했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섬세하게 챙기려 노력했다. 우리의 노력이 한순간의 실수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우리의 자연경관에 매료되어 발길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생각하지 못한 위험이나 어려움을 마주하게 된다면, 그 순간부터는 공포로 다가온다. 그 소문은 퍼질수록 눈덩이처럼 커져 어떠한 결과로 귀결될지는 뻔하다. 그래서 더 철저히 하고자 했다.


좋은 소문은 겉포장 만으로도 충분하다. 행복한 모습으로 비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난 껍데기의 삶을 살지 않기로 다짐하지 않았던가. 공간이 인간을 이롭게 하길 바라지 않았던가.


그 결심과 다짐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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