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내 걸음이 길이 되길,
밤이 깊어가면 문득 내일을 생각하게 됐다.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을 맴돌았고,
아직 다 채우지 못한 마음이 남아
조용히 나를 흔들었다.
예전에는 그 생각이 늘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눈을 감으면 내일이 무겁게 내려앉았고,
그 무게에 눌려 제대로 숨 쉬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내일이 온다는 사실이
더 이상 나를 짓누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살아내야 한다는 다짐으로 바뀌었다.
내일이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었다.
기쁨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니면 또다시 버거운 하루일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을 흘려보낼 수는 없었다.
오늘을 살아낸 내가 있어야만
내일의 내가 이어질 수 있었다.
크게 내딛지 않아도 괜찮았다.
작은 걸음 하나가 모여 결국 길이 된다는 걸,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그 또한 걸음이 된다는 걸
조금씩 알아갔다.
내일이 두려워도,
오늘을 살아낸 내가 있다는 사실이
내일을 견디게 해 줄 거라 믿었다.
그리고 언젠가 뒤돌아보면
그 두려움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이어간 발자국이
분명 나를 지켜 주었음을 알게 되리라 생각했다.
내일이 두려워도,
나는 오늘을 살아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걷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