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자리, 남은 온기
말은 순간의 숨결처럼 흩어졌어.
따뜻했던 말도, 차갑게 스쳐간 말도
공기 중에 머물다 곧 사라져 버렸어.
그러나 말이 사라졌다고 해서
그 말이 남긴 마음까지 사라진 건 아니었어.
때로는 무심히 건넨 한마디가
긴 그림자처럼 오래 남아 나를 흔들었고,
짧은 위로의 말이
겨울 햇살처럼 따뜻하게 스며들기도 했어.
“밥은 먹었고?”
“고생했어.”
그리고 어느 날은 이렇게 말했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무심한 듯 툭 내뱉은 따뜻한 한 마디.
“이리 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어. 그래.”
그 말과 함께 나를 안아주었던.
그 순간은 내 삶의 고요한 흔적을 남겼어.
말은 사라졌지만,
그 마음만은 오래도록 내 안에 남아
나를 붙잡아 주었어.
나는 그제야 알았어.
사라지는 것은 말이었고,
남겨지는 것은 결국 마음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