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계절의 머무른 마음,
계절은 언제나 순서대로 오고 또 사라졌어.
봄은 꽃잎을 흩날리며 잠시 머물렀고,
여름은 뜨겁게 달궈졌다가 금세 사라졌어.
가을은 낙엽으로 길을 덮고 떠났고,
겨울은 차가운 바람 속에 고요를 남기고 지나갔지.
눈앞의 계절은 분명 사라졌는데,
그 안에서 내가 겪었던 순간들은
쉽게 지워지지 않고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었어.
그런데 돌아보면
이 아름다운 계절들을 나는 어떻게 지나쳤는지 모르겠어.
분명 눈부시게 빛나던 날들이 있었는데
정작 그 계절을 온전히 느끼지 못했어.
마음은 늘 무겁게 잠겨 있었고,
아름다움은 멀리서 스쳐 지나가는 풍경처럼 와닿지 않았어.
요즘 나는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어.
해야 할 일과 지워지지 않는 근심이
늘 내 곁에 붙어 있지만,
그 와중에도 잠시 스쳐간 계절처럼
짧게라도 웃고, 숨 고를 수 있는 시간이 있었어.
봄날에 아이들과 걸었던 길,
여름밤에 들려온 작은 웃음소리,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다짐했던 순간,
겨울 창가에 앉아 삼켰던 한숨까지.
그 기억들이 사라진 계절을 대신해
내 곁에 남아 나를 붙잡아 주었어.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나는 조금씩 지쳐 갔고,
또 조금씩 단단해졌어.
흘러간 시간 속에서 내가 붙잡을 수 있었던 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준 작은 기억들이었고,
그 기억 덕분에 나는 지금도 하루를 살아내고 있어.
"나는 지금,
어느 계절 어디쯤 닿고 있을까.
사라진 계절사이에서,
나는 여전히 답을 찾아가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