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https://youtu.be/89WO-6TJVWI?si=Mim9sHqxUy8oTUee
머리가 텅 비어버린 느낌이었다.
모든 걸 놓고자 할 때, 뜨겁게 흘러내리는 감정과 마주쳤다.
홀린 듯 너의 손을 잡은 순간이었다.
왜일까, 나를 대신해서 울어주는 것 같아서 끌렸을까. 그 순간 네가 나에게 보여준 눈물이 그 어떤 것보다 눈부셔서 너를 잡았던 것 같다. 이후로는 너에게 감정을 배웠다. 웃는 법을 배우고, 공감을 배웠다. 홀린 듯 너를 잡을 수밖에 없었던 그날의 눈물은 더 이상 볼 수 없었지만, 알고 있었다. 눈물은 슬플 때 흘리는 감정이라는 것을. 같이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소중한 감정이라는 것도 너에게 배웠다. 하지만 배운다고 해서 부족한 결핍이 채워지는 건 아니었다. 눈물을 향한 일방적인 간절함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너와 따로 행동했다. 모든 걸 잃었던 나에게 다시 생긴 유일함인 너와 멀어지면, 말라비틀어진 눈물이 나올까 싶어서. 그리고, 너는 이미 과거에서 벗어난 것 같았으니 괜찮을 줄 알았다. 그렇게 생각했다. 너의 과거를 들추기 전까지는.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고개를 떨구며 묻는 너를 보니 그날의 감정이 잠에서 깨어나는 것 같았다. 너의 역린이었다.
“난, 나는 네가 지쳐 보여서…. 너는 내가 힘들어 보였어?”
네가 손수 아픔을 감수하고 묻는 말에 기꺼이 나의 과거도 들쑤셔 본다. 나의 모든 것을 내 손으로 끝내고 난 후, 이제는 지루해진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날. 나의 주변이 아니라, 나조차 내 손으로 끝내도 나쁘지 않았을 결말이었다. 너로 인해 눈물이 빛난다는 사실을 알기 전에는 말이다. 나는 언젠가 한 번이라도, 울어보고 싶었다. 슬프면 그칠 수도 없이 나온다는데, 아무리 슬퍼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슬픈 일을 만들어도 내 눈과 마음은 메말라갈 뿐, 눈물이라고는 조금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너의 손을 잡기 직전까지도 나는. 내 손에 피를 묻히고, 억지로 눈을 비벼도 나오지 않던 눈물이 네가 나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뺨 위로 뜨거운 것이 닿았다. 너의 눈물이 나의 뺨 위로 떨어진 것이었다. 나 대신 울어주는 것 같았다. 그 덕분에 흔쾌히 너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다. 그 눈물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사실 잘 모르겠다.
고통을 이겨낸 너를 풀어주고 내가 울고 싶었던 건지.
나로 인해 다시금 눈물을 흘리는 너를 보고 싶었던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