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시
똥강아지는 여전히 두 다리로 내 앞을 걸어 다녔어.
얼굴엔 주름이 가득했지만 똥강아지는
언제나 나의 똥강아지였지.
여름이면 나의 푸른 그늘 아래
나무 의자에 앉아 시원한 보리차를 마시고
겨울이면 하얗게 반짝이는 가지 아래
방석이 놓인 의자에 앉아
따뜻한 칡차를 마실 수 있게
난 가지들을 활짝 펼쳤어.
똥강아지는 하루도 빠짐없이 내 옆에 와 앉았어.
예전처럼 내가 마실 물도 잊지 않았어.
아무도 오지 않았어.
똥강아지는 혼자였어.
매일 묻고 싶었지.
친구,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세월이 지나 똥강아지는 무척 약해졌어.
혼자선 우리의 나무의자로 걸어나올 수도 없었지.
그제야 돌봐줄 사람이 나타났지.
친절한 아줌마였지만
똥강아지의 아이도 부인도 아니었어.
난 더는 궁금하지 않았어.
똥강아지는 얼마 후 사람들에게 업혀
넓게 펼친 나의 가지 아래
우리의 나무의자를 지나
어딘가로 떠났지.
그리곤 얼마 후 나에게 돌아왔어.
눈처럼 하얗고 깨끗한 흙이 되어
내 뿌리 위에 곱게 내렸어.
난 뿌리를 활짝 열어 안아주었어.
그리곤 처음으로 내 목소리를 들려주었지.
나의 똥강아지, 어서 와 쉬렴.
나와 함께 눈송이 보다 많은 사과꽃을 피우고
가지가 부러질 만큼 많은 사과를 키워 보자.
그리운 사과꽃을.
그리운 사과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