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시
며칠 후 늦은 밤, 별님은 빛의 꼬리를 그리며 씽-
별똥별이 되어 떨어졌어요.
다음날 산기슭 양지에는 할미꽃 한 송이가 피었죠.
주변엔 잔디만 가득 펼쳐져 있을 뿐
자기와 닮은 꽃은 한 송이도 없었어요.
소나무 참나무 산복숭아나무가 흘끗 보았어요.
소나무는 할미꽃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너무 가냘프고 기운이 없어 보여.”
참나무도 할미꽃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얼굴을 보고 싶은데 하얀 솜털로 얼굴을 가렸어.”
산복숭아나무는 눈살까지 찌푸리며 불평했어요.
“저렇게 초라한 꽃은 이곳과 어울리지 않아.”
나무들은 저희들끼리 얘기를 주고받았어요.
할미꽃은 용기 내어 나무들에게 대꾸했어요.
“몸이 작고 약한 건 잘못이 아니야.
겉모습이 초라한 것도 잘못이 아니야”
하지만 나무들은 못 들은 체 했어요.
나무들은 할미꽃에게 관심이 없었어요.
아름다운 산이었지만 할미꽃은 외로웠어요.
외로움 다음엔 부끄러움이 꼬리를 물고 따라왔어요.
부끄러움 다음엔 슬픔이 꼬리를 물고 따라왔어요.
할미꽃 머리는 점점 더 수그러들었어요.
눈은 하루 종일 땅만 바라보고 있었어요.
온 산에 가득한 봄빛도 볼 수 없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