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시
아까시 뿌리들은 물을 건너오지 못했어요.
소나무 참나무 산복숭아나무가 마음 놓고 잠든 밤
종일 물을 마신 잔디들도 기분 좋게 잠든 밤
비구름은 비를 거두고 소리 없이 물러갔어요.
밤하늘엔 쏟아질 듯 많은 별들이 빛났어요.
꽃별자리 다섯 별님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할미꽃이 쓰러진 곳으로 내려왔어요.
다섯 별님들은 은방울 같은 목소리로 소곤댔어요.
“용감하게 큰소리 땅땅 치더니.”
“이 꼴이 뭐람?”
“괜한 고생을 사서 하다니.”
하지만 다섯 별님들은 문득 궁금해졌어요.
외로움은 어떤 기분일까?
부끄러움은 어떤 기분일까?
슬픔은 어떤 기분일까?
남을 돕는 건 어떤 기분일까?
남을 돕다가 생명을 잃는 건?
하지만 무엇보다 궁금한 건
아픔이란 어떤 걸까?
“정말 자기 몸만큼만 아팠을까?”
“자기 몸처럼 약하고 가늘고 하찮은 아픔이었을까?”
“너무 궁금해.”
“얘가 다시 깨어나면 물어보자.”
다섯 별님들은 할미꽃 영혼을 조심조심 안고
둥실둥실 까만 하늘로 멀어져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