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시
보슬보슬 봄비가 내렸어요.
옹달샘 청개구리가 폴짝폴짝 다가왔어요.
비를 맞고 처량하게 서 있는 할미꽃이 가여워
“나랑 놀래?”
물었지만 할미꽃은 대답이 없었어요.
몇 번이나 물어보아도 슬픈 눈만 깜빡깜빡.
청개구리는 “개골 꽥!” 소리를 지르곤 가버렸어요.
비가 그치자, 하얀 나비 한마리가 날아왔어요.
무지개가 떴는데도 못 보는 할미꽃이 가여워
“머리를 들어 줄 테니 무지개를 보렴.”
나비는 할미꽃 머리를 들어 주려 안간힘을 썼어요.
하지만 할미꽃은 슬픈 눈만 깜빡깜빡.
지친 나비는 팩 토라져 날아가 버렸어요.
나무들이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보았어요.
“백 살인 나 보다 더 늙은 것 같아.”
소나무가 딱한 듯 혀를 끌끌 찼어요.
할미꽃 마음은 바늘에 찔린 듯 아팠어요.
“얘야, 나처럼 운동을 해 보렴. 자신감이 생길 거야.”
참나무가 강철 팔뚝을 뽐내며 말했어요.
할미꽃 마음은 오히려 더 움츠러들었어요.
“정말 갑갑하지 뭐야? 도움을 줘도 소용없잖아.”
산복숭아나무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어요.
할미꽃 마음은 와르르 무너졌어요.
‘나는 정말 못난이야.’
할미꽃은 자신이 미워 눈물을 떨어뜨렸어요.
지나던 개미가 안타까워 말했어요.
“너처럼 가여운 꽃은 처음 봐.”
지나던 무당벌레도 안타까워 말했어요.
“조금 더 크고 강하게 태어나지 그랬니?”
할미꽃은 그만 눈을 꼭 감았어요.
귀도 꼭 닫아버렸어요.
그러자 눈과 귀가 꽃 속으로 쏙 들어갔어요.
줄기를 타고 뿌리까지 흘러내려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