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필요 이상의 것은 아니었나
미얀마 불교의 3대 성지 혹 순례지라 불리는 짜익티요 파고다 (Kyaiktiyo Pagoda)에 방문 했다. 언제 떨어질지 모를 정도로 위태로워 보이는 황금 돌덩어리 위에 세워진 파고다로 유명하다. 오랫동안 그 상태를 유지해 왔다고 한다. 붓다의 머리카락이 그 돌 밑에 받혀져 있다고 해서 그런지 신비롭고 영험한 기운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순례지는 가장 오래된 이동 형태 중 하나로 고려된다. 종교는 인류의 역사와 오랫동안 밀접하게 관련되어 왔다. 종교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를 방문하는 것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여 비교적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행위일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예루살렘을, 무슬림들은 메카를, 불교도인들은 보드가야를 방문한다.
순례, 여행, 그리고 관광의 주 차이점은 무엇일까? 순례 여행이란 비교적 힘든 여정을 자발적으로 참여하곤 한다. 쾌락을 멀리하고 고통을 가까이하는 것이다. 티베트인들은 인체의 다섯 부위 (이마, 두 팔꿈치, 두 무릎)를 땅바닥에 닿게 하는 오체투지를 하며 순례여행지를 방문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 불편함과 고통이 따른다. 여행부터는 조금 다른 듯 싶다. 순례는 종교나 본인의 신념이 이동의 주 목적이라면 여행은 여행 그 자체 혹은 다른 목적이 더 강한 것 같다. 그럼에도, 여행은 관광보다는 좀 더 장기적이고, 도전적이며, 또한 모험적인 경향이 강하다. 또한, 쾌락을 크게 추구하지도 않고 고통과도 거리가 조금 멀다. 관광은 직장에 다니는 현대인들에게 적합한 형태 같다. 바쁜 현대인들은 짧은 시간 내에 특정한 장소에 다녀와야 한다. 그러므로, 빠르고 편리함을 자연스럽게 추구하게 된다.
근처 마을에서 짜익티요 파고다행 트럭에 올라탔다. 약 30-40여명 되는 현지인들 사이에 앉아 올라 갔다. 중간 중간 몇 차례 차가 멈추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공사 진행을 위한 모금을 수집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한참 올라갈 때 쯤에 한 번 더 한 장소에 멈추었다. 케이블카를 타는 장소였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것은 분명 매우 편리할 것이다. 또한 주변 경관을 더 잘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에 따른, 비용도 더 추가해야 한다. 굳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냥 트럭에 머물렀다. 그런데, 흥미로웠던 점은, 같이 트럭에 탄 사람들 중에서 케이블카를 타려고 내리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순례자 혹은 여행자였을 것이다. 아마도 미얀마의 불안정했던 경제 상황을 대변해주는 선택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 트럭에 탄 사람들은 거의 모두, 순례자 혹은 여행객들이었던 것이다. 그 누구도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내리지 않았다.
사실, 이 경험을 통해서 관광에 대해 좀 더 고찰해 볼 기회를 얻었다. 감각에서 오는 즐거움, 편리함, 안락함이 관광의 본질은 아닐까. 조금 덜 편할수록 자연에게 가해지는 부담 역시 덜 해진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