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시에, 나는 잠시 꺼진다
by
느린꽃
Aug 25. 2025
아홉 시에, 나는 잠시 꺼진다
하루는 여섯 시에 켜지고
아홉 시에야 비로소 꺼진다
작은 손을 챙기고
큰 마음을 다독이다가
내 안의 말들이 다 소진된다
교실에서,
집 안에서,
나는 매일 누군가의 이름으로 살아낸다
거실 불이 꺼지고
세상이 잠잠해지면
나도 조용히 멈춘다
그제야 비로소
아무 역할도 없는
‘나’로 존재할 수 있다
꺼졌다고 끝난 건 아니다
충전 중일 뿐이다
내일, 다시
엄마라는 이름으로 켜지기 위해
나는 오늘도
아홉 시에, 잠시 꺼진다
keyword
엄마
이름
Brunch Book
월요일
연재
연재
느린 마음의 산책
02
아이의 말은 언제나 시가 된다
03
열 살 아이는 뛰고, 쉰 살 엄마는 숨 고른다
04
아홉 시에, 나는 잠시 꺼진다
05
우리 가족의 작은 주문들
06
오늘 하루, 나는 성장하는 엄마로 살아갑니다.
전체 목차 보기
이전 03화
열 살 아이는 뛰고, 쉰 살 엄마는 숨 고른다
우리 가족의 작은 주문들
다음 0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