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개미소리로 기억합니다
10화.
주말 아침, 남편이 서랍장을 정리하다가 낯선 상패 하나를 들고 왔다.
“이거 뭐야?” 나는 호기심에 물었다.
남편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 우리가 처음 이사 와서 섬기던 교회에서 받은 전도상이야. 이집사 이름으로 되어 있더라.”
나는 순간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전도상을 받았다고?”
부끄럼 많고 낯가림 심한 내가, 전도를 했을 리가 없었다.
아이들도 놀란 듯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남편이 웃으며 그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 여보 진짜 열심히 믿음생활했잖아. 막내를 아기띠에 매고 여전도사님, 집사님들이랑 전도 나갔던 기억 안 나?”
나는 한참을 생각했다.
10년도 더 된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바로 어제 일도 잘 잊는 내가,
그 시절의 열정을 또렷이 떠올릴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러나 기억의 조각이 천천히 떠올랐다.
막내가 어릴 때였다.
산후우울증에 가까울 만큼 마음이 힘들던 시절,
여전도사님이 매일 내게 전화를 주셨다.
“집사님, 오늘은 교회로 나와요.”
그렇게 부흥회, 여전도회, 전도활동까지
일주일 내내 막내를 업고 교회를 따라다녔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절이 내 믿음이 가장 활활 타오르던 때였던 것 같다.
그때의 전도가, 그때의 믿음이,
지금의 나를 지탱하게 해 준 숨구멍이었는지도 모른다.
상패 하나가 그렇게 내 마음 깊은 곳의 기억을 두드렸다.
남편이 거실 다이 위에 상패를 올려놓는 순간,
가슴속 어딘가가 뭉클해지며 오래된 불씨가 다시 타올랐다.
잊고 있었던 시간,
기억나지 않았던 믿음의 조각들이
조용히 내 안으로 돌아왔다.
그때의 나, 불안하고 서툴렀지만 주님을 향해 달려갔던 그 마음.
주님은 그 모든 순간을 잊지 않으셨다.
나는 오늘도 개미소리 집사다.
작은 목소리로, 조용히 주님을 기억하며 살아간다.
내가 잊어도, 주님은 잊지 않으셨음을 믿는다.
오늘도 마음속에 속삭임이 들려온다.
“사랑하는 딸아, 내가 네 수고와 눈물을 다 기억하고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