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1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프로젝트 오메가’의 메인 제어 장치가 파괴되었다. 이건호와 민지은은 흔들리는 시설을 뒤로하고 필사적으로 탈출했다. 그들의 등 뒤에서는 거대한 구조물들이 굉음을 내며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파괴된 시설의 충격은 도시의 지반에 또 다른 균열을 만들었고, 이건호는 자신의 공학 지식을 총동원해 가장 안전한 탈출 경로를 찾아야 했다. 민지은은 부상을 입었지만, 이건호의 곁을 지키며 그를 도왔다. 그들의 손에는 ‘프로젝트 오메가’의 모든 진실이 담긴 데이터 칩이 들려 있었다.
간신히 생존자 거점으로 돌아온 이건호와 민지은은 녹초가 된 채 쓰러졌다. 생존자들은 그들이 무사히 돌아온 것에 안도했지만, 이건호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는 모두를 모아 김진우가 보낸 협박과 가족들의 생명 신호가 기계에 연결되어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건호는 자신이 기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혔지만, 가족의 목숨이 여전히 위험하다는 것을 설명했다. “기계가 완전히 멈추면… 가족들도 위험해집니다. 우리는 기계를 멈추지 않고, 가족들의 생명 신호를 분리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생존자 그룹은 이건호의 말에 다시 한번 혼란에 빠졌다. 민지은은 이건호의 말을 지지하며 그의 가족을 살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진태는 이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 했다. “이건호 씨는 이 모든 것을 개인적인 감정으로 해결하려 합니다! 그가 가족을 구하려다 우리 모두를 더 위험에 빠뜨릴 수 있어요!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 안전한 곳을 찾아야 합니다!” 박진태의 선동에 몇몇 생존자들이 동조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진실을 밝히는 것보다, 당장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건호의 리더십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건호는 박진태의 비난에 맞서 싸우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노트북을 켜고 데이터 칩을 삽입했다. '프로젝트 오메가'의 모든 자료들이 화면에 나타났다. 이건호는 가족들의 생명 신호를 분리할 방법을 찾기 위해 밤낮없이 데이터를 분석했다. 민지은은 그런 이건호의 옆을 지키며 그를 도왔다. 그녀는 의료 기술과 컴퓨터 지식을 총동원하여 가족들의 생명 신호를 분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고 위험했다. 그들은 도시 외곽에 위치한, ‘하이드로 프로젝트’의 핵심 시설인 ‘중앙 생명 유지 장치’에 접근해야만 했다. 그곳에 가족들의 생명 신호를 분리할 수 있는 제어 시스템이 있었다.
이건호는 고뇌에 빠졌다. 그곳은 도시의 붕괴가 가장 심각한 곳 중 하나였다. 게다가 김진우는 이건호가 자신의 계획을 방해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그곳에 수많은 함정을 설치해 두었을 것이다. 이건호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그들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거점을 떠나 가장 위험한 곳으로 향해야만 했다. 그의 개인적인 복수심은 이제 도시를 구하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구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변해 있었다.
그때, 생존자 그룹의 유일한 전파기에 새로운 신호가 잡혔다. 김진우가 보낸 것이었다. “이건호 박사님, 제 계획을 망가뜨리려 했으니,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겠죠? 당신이 사랑하는 가족들의 심장이, 제가 파괴한 도시처럼 조금씩 멈출 겁니다. 이제 당신은 저를 막아야 하고, 동시에 당신의 가족을 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과연, 당신에게 그럴 시간이 있을까요?” 김진우의 목소리는 이건호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이건호는 이를 악물었다. 그들은 이제 자신들의 안전을 위한 싸움을 넘어, 시간과의 싸움까지 벌여야 했다. 이건호의 손에는 가족을 구해야 한다는 절박함과 함께, 그들을 구하기 위한 유일한 희망이 담긴 데이터 칩이 들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