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몽환

윤하가 만들어낸 '희망의 파동'은 뉴욕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윤하의 메시지를 통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혐오를 극복하기 시작했다. 인류의 오만함이 만들어낸 재앙이, 결국 인류의 지혜와 공감으로 극복되는 순간이었다. '오션프론티어'는 완전히 몰락했고, 빅터의 탐욕은 그가 건설했던 '아크'와 함께 물에 잠겼다.


윤하는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고 쓰러졌지만, 그녀의 몸을 감싸던 푸른빛은 여전히 그녀를 보호하고 있었다. 선우와 강 박사는 그녀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고, 그녀는 긴 잠에 빠졌다. 그 잠 속에서, 윤하는 시리의 모든 기억과 지혜를 온전히 받아들였다. 그녀는 고대 문명이 멸망했던 이유를 완벽하게 이해했고, 인류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을 깨달았다.


윤하가 깨어났을 때, 그녀의 눈은 더 이상 푸른빛으로 빛나지 않았다. 그녀의 몸은 고대 문명의 에너지를 온전히 흡수하여, 그녀의 일부가 되었다. 그녀는 더 이상 고통스러워하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평화로운 미소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녀는 이제 단순한 해양 고고학자가 아니었다. 고대 문명의 지혜와 인류의 희망을 모두 품은, 새로운 존재가 된 것이다.


"윤하 씨… 이제 괜찮은 건가요?" 선우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의 얼굴에는 그녀에 대한 걱정과 안도감, 그리고 깊은 애정이 뒤섞여 있었다. 윤하는 선우의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선우 씨. 시리가… 저를 통해 다시 살아났어요. 그녀의 모든 지혜와 함께…." 그녀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차분했지만, 그 안에는 어떤 깊은 울림이 담겨 있었다.


강 박사는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미소 지었다. "자네가 해냈어, 윤하. 인류가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만들어냈어. 고대 문명의 유산은… 기술이 아닌, 지혜였다는 것을 전 세계에 증명했어."

윤하와 선우는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웠다. 그들은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사회에서 격리하는 대신, 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물에 잠긴 도시의 잔해를 이용해,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고 사람들의 감정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도시를 설계했다. 선우의 지반 공학적 지식과 윤하의 고대 문명적 지혜가 결합되어 탄생한, '희망의 도시'였다.


'희망의 도시'는 바이러스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상징이 되었다.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고, 서로에게 공감하며,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고대 문명의 유산은 더 이상 탐욕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류가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 지혜의 씨앗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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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시간은 흘렀다. 해수면은 여전히 높았지만, 인류는 더 이상 절망하지 않았다. 물에 잠긴 도시 위로 '희망의 도시'가 우뚝 솟아 있었고, 그곳에는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새로운 인류의 삶이 펼쳐졌다. 바이러스는 더 이상 인류를 파괴하는 적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류의 감정에 반응하며, 인류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되었다.


윤하는 '희망의 도시'의 지도자가 되어, 인류를 이끌었다. 그녀의 옆에는 항상 선우가 함께했다. 그들은 고대 문명의 유산을 연구하며, 바이러스와의 공존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냈다. 그들의 이야기는 전설이 되었고, 인류의 아이들은 밤마다 '녹아내린 시간' 속에서 깨어난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꿈을 키웠다.


어느 날, 윤하와 선우는 물에 잠긴 옛 서울의 거리를 걸었다. 그들의 발아래에는 과거의 영광을 잃고 침묵에 잠긴 도시의 잔해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슬퍼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곳에서 과거의 비극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희망을 보았다.


"시리가… 우리가 가는 길을 지켜보고 있을 거예요." 윤하가 말했다. 선우는 그녀의 손을 잡고 미소 지었다. "그렇겠죠. 그녀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어요. 당신이… 그녀의 모든 것을 이어받았으니."


윤하는 손에 든 고대 유물 파편을 보았다. 파편은 더 이상 푸른빛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 안에서 시리의 마지막 미소와, 고대 문명의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녹아내린 시간'은 그렇게 끝났지만, 인류의 새로운 역사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그들은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오만함과 탐욕을 버리고 공감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 얼음이 녹아내린 자리에서, 인류의 진정한 역사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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