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맛있는 시 01화

연어회

그 따뜻했던 기억

by 유블리안

은빛을 벗고 살빛이 춤춘다
찬 그릇 위에, 사연처럼 눕는다
살점 한 점, 심장을 저며낸 듯
선명한 고백


소금 바다를 지나온 궤적,
칼날 앞에선 바람처럼 얌전해

끝났지만 끝난 게 아냐,

입 안에 들어와 다시 시작해


간장 나라를 지키는 고추냉이 장군

연어 공주 앞에선 조용한 파수꾼

혀끝에 퍼지는 바다의 기억,

씹을수록 그리움은 흐물흐물


찬 기운이 먼저 입술을 깨우지만,

따뜻한 추억이 뒤따라 녹아내려

눈으로 먹고, 입으로 녹여,

뱃속에 남는 건 서늘한 포근함


그대는 연어, 떠났던 연어

찬 회로 돌아와 날 위로하네

붉고 부드러운, 말 없는 고백,

완벽한 사랑의 조각, 나에 대한 유혹


┃작가의 말┃


브런치 첫 연재《연어회》는 마치 잊지 못할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며 연어회를 먹고 있는 듯한 상상력을 담아 만든 詩입니다. 첫사랑처럼 부드럽고 기억처럼 조금은 아련하며, 동시처럼 귀엽고 발랄하게 의인화된 표현들이 읽는 분들에게 살짝 '피식' 웃음이 나오게 했습니다.


연어 한 점의 작은 이야기 속에서 여러분의 마음에도 따뜻한 추억 하나가 살포시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맛있고 재밌는 창작시 많이 올려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연어회 #창작시 #감성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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