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식히며 함께 익는 맛
날카롭게 날이 선
서로를 경계하는 횟감들
차가운 국물을 만나
따뜻한 마음으로 익어 내리네
회를 감싸는 고추장,
그건 진심의 언어였고
얼음 육수는 말없이
마음을 식혀주는 침묵이었지
아삭한 채소는 조화의 리듬,
참깨 한 줌은 마지막 화음
짠맛도, 매운맛도,
다름마저도 필요한 맛이었네
함께 담긴 그릇 안에서
우리는 조금씩 서로를 익히고
한 입에 스며드는 이 물회처럼
서로를 품어가는 길을 배우네
이 시는 단순한 음식묘사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과 다름,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조화를 '물회'라는 음식의 형상을 빌려 '시'라는 그릇에 담아낸 작품입니다.
뜨거움만이 마음을 녹이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차가운 온도 속에서 오히려 더 차분히 서로를 익히고, 천천히 스며드는 이때가 오랫동안 머무는 위로가 되기도 하지요.
뜨거운 열정보다 냉정한 배려가, 더 나은 화합을 만들어내는 순간도 있는 법입니다. 짠맛, 매운맛, 비릿함이 서로 조화를 이뤄내야 '회'라는 음식을 먹지 못하는 이들도 물회를 좋아하게 되듯, 다름을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함께가 될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