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한 뼘의 쉼표가 필요해

떠남을 꿈꾸다

by YEON WOO

떠남을 꿈꾸다: 도시의 편리함이 아닌, 마음의 평화를 찾아 떠나고 싶다는 갈망.

'느림'이라는 낯선 단어에 마음이 이끌린 이유: 단순함, 자연, 고요함에 대한 그리움.


우리는 너무 오래 달려왔다. 마치 문장 끝에 마침표만을 향해 질주하는 문장처럼,

숨도 쉬지 않고, 멈추지도 않고, 그저 ‘다음’ 만을 향해 살아왔다.

하지만 문장은 쉼표 없이는 숨이 막힌다. 음악도, 그림도, 삶도.

그 사이의 여백이 있어야 비로소 아름다워진다.

한 뼘의 쉼표. 그것은 아주 짧지만, 아주 깊은 멈춤이다.

하루 중 단 몇 분,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

책 한 페이지를 넘기며 아무 목적 없이 문장을 음미하는 순간.

그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다시 느끼기 위한 준비다.


우리는 쉼 없이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다.

알림은 끊임없이 울리고, 해야 할 일은 목록처럼 늘어선다.

그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얇아지고, 자신을 잃어간다.

그래서 한 뼘의 쉼표가 필요하다.

그것은 삶의 문장 속에 숨겨진 작은 숨구멍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다시 호흡하고, 다시 바라보고, 다시 살아간다.

나는 어느 날, 햇살이 창가에 머무는 걸 보며 멈췄다.

그 빛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자체로 충분했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삶은 달리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는 것을.


한 뼘의 쉼표는 우리를 다시 인간으로 만든다.

기계처럼 반복되던 하루 속에서, 감정이 되살아나고, 기억이 피어나고, 사람이 보인다.

그 쉼표는 때로 눈물이고, 때로 미소이며, 때로 아무 말 없는 고요다. 그리고 그 고요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자신을 만난다.

삶은 문장이 아니다. 그것은 시다. 그리고 시에는 반드시, 쉼표가 필요하다.

도시를 떠난 첫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들려온 것은 알람 소리가 아닌 새소리였다.

창밖으로는 안개가 천천히 들판을 감싸고 있었고,

바람은 나뭇잎 사이를 조심스럽게 지나갔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조금 느리게’ 움직인다는 것을.

시골의 하루는 시계가 아닌 햇살로 시작된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쉬는 삶.


시간은 더 이상 쫓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친구가 된다.

아침에는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텃밭을 돌보고,

점심에는 직접 수확한 채소로 소박한 식사를 차린다.

그리고 오후에는 그늘 아래 앉아, 아무 말 없이 바람을 느낀다.

이곳에서는 ‘해야 할 일’보다 ‘함께 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웃과 나누는 김치 한 포기,

길가에서 마주친 아이의 인사,

비 오는 날 서로의 우산을 나누는 마음.

시골의 삶은 다정함으로 엮여 있다.

그 다정함은 도시에서 잊고 지냈던 인간적인 속도를 회복시킨다.


도시에서는 모든 것이 빠르게 지나간다.

사람도, 계절도, 감정도.

하지만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천천히 스며든다.

봄이 오면 꽃이 피고, 여름이 오면 매미가 울고,

가을이 오면 낙엽이 떨어지고, 겨울이 오면 장작불이 타오른다.

그 변화는 조용하지만 분명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나를 다시 발견한다.

시골의 삶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그 속도는 다정하다.


누군가를 기다릴 줄 알고, 자신을 돌볼 줄 알며, 자연과 함께 숨 쉬는 법을 안다.

도시를 떠나온 나는 이제 안다. 삶은 경쟁이 아니라 연결이고, 성공이 아니라 존재이며,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방향은, 언제나 다정한 속도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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