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삶의 속도를 되찾기 위한 여정

도시를 떠나 낯선 시골에서 나의 속도를 찾아가는 과정.

by YEON WOO

도시는 언제나 빠르다.

눈을 뜨면 이미 하루는 달려가고 있고, 숨을 고르기도 전에 사람들의 발걸음은 내 삶을 재촉한다.

그 속도에 맞추지 못하면 낙오자가 되는 듯한 불안, 그리고 매 순간 쫓기는 듯한 피로가 나를 삼켜왔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도시의 시계를 내려놓고, 시골의 바람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자고.


처음 맞닥뜨린 시골의 풍경은 낯설면서도 묘하게 편안했다.

바람은 도시에서와 다르게 소음을 안고 오지 않고,

나무 사이를 헤매다 잔잔한 음악처럼 내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흙길을 걸을 때마다 발끝이 흙을 품고, 그 촉감은 ‘잠시 멈추어도 괜찮다’는 말을 건네는 듯했다.

빠르게 움직이지 않아도, 여기는 나를 재촉하지 않았다.


아침엔 새소리로 눈을 뜨고, 해 질 녘엔 붉게 물드는 논두렁을 바라본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 대신, 달빛과 별빛이 내 방 창가를 물들이는 밤.

그 속에서 나는 오랜만에 ‘시간’이 아닌 ‘순간’을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오감이 살아난다.

바람결에 섞인 풀 내음을 깊게 들이마시고,

갓 지은 밥에서 피어오르는 고소한 향에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맨발로 마당을 걸을 때 전해지는 촉감은 아이처럼 웃게 만들고,

작은 개울가의 물소리는 내 심장을 다독여 준다.

이 모든 감각이 ‘느림의 미학’을 가르쳐준다.


시골에서의 하루는 사건이 없어도 충분히 풍성하다.

닭이 알을 낳은 작은 기쁨, 텃밭에서 오이를 따는 소소한 성취,

이웃과 나누는 짧은 안부 인사에서 오는 따뜻함.

도시에서라면 스쳐 지나갔을,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던 행복들이 여기서는 삶을 단단히 채워 준다.


이 여정은 단순한 ‘속도의 변화’가 아니다.

이는 내가 나를 되찾는 과정이다.

도시가 부여한 역할과 속도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리듬, 나의 호흡을 발견하는 길.

나는 이제 안다. 삶은 결코 앞서가야만 하는 경주가 아니며,

느림 속에서도 오히려 더 깊이 살아낼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곳에서의 느린 발걸음은 나에게 약속한다.

‘작은 행복’을 놓치지 않고, 내 안의 시간을 잃지 않는 삶을 살아가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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