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첫 발자국, 낯선 흙냄새 위에서

도시를 떠난 나의 하루

by YEON WOO

아침 햇살이 창문 틈 사이로 스며들었을 때,

나는 알 수 없는 설렘과 함께 도시의 소음을 뒤로하고 길을 나섰다.

시계는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내 마음은 이미 느리게, 조금은 숨을 고르며 움직이고 있었다.

도심의 콘크리트 틈새에서 내뿜는 매연과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

끝없이 이어지는 교통 신호와 광고판의 불빛에서 벗어나, 나는 처음으로 ‘땅의 냄새’를 맡으려 했다.

버스 창문 너머로 스치는 빌딩 숲이 점차 낮아지고, 회색 도시는 서서히 녹색과 갈색으로 바뀌었다.

새벽이슬에 젖은 풀잎, 오래된 흙냄새,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

모든 것이 낯설면서도 친근했다. 도시에서는 알지 못했던,

숨 쉬는 땅의 온기를 나는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내 발이 처음으로 흙 위에 닿았을 때, 그 순간의 감각은 마치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는 듯했다.

손바닥으로 묻어 나오는 촉촉한 흙,

발바닥을 스치는 작은 돌멩이의 차가움, 공기 속에 스며든 풀과 나무의 향기.

나는 그 모든 것을 천천히, 깊게 들이마셨다. 도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었던,

이 자연의 첫인사는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잠자던 감각을 깨웠다.

걷다 보니 작은 개울가가 나타났다. 물은 투명하게 흐르며, 돌멩이에 부딪혀 반짝이는 빛을 흩뿌렸다.

나는 잠시 벤치에 앉아, 손끝으로 물을 스쳤다. 찬물은 순간 내 마음속 긴장을 끌어내는 듯했고,

나는 물결 위로 스쳐가는 햇살의 반짝임을 따라 생각을 흘려보냈다.

도시에서는 매 순간 쫓기듯 살아왔지만, 여기서는 시간이 더디게 흐르고,

나는 그 흐름 속에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점심 무렵, 나는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걸었다. 길옆에 피어 있는 야생화, 흩날리는 낙엽,

오래된 나무의 껍질 냄새가 뒤섞이며 나를 감쌌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흙냄새와 풀 향기가 뒤섞여 코끝을 간질였고, 나는 내 존재가 자연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오래전 잊고 지냈던 나 자신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낯선 마을의 작은 카페에 들어서자, 우연히 마주친 향긋한 커피 내음이 나를 맞았다.

창가에 앉아 도시에서 가져온 노트북을 열지 않고, 종이 위에 내 마음을 적기 시작했다.

나는 글자를 쓰는 동안, 지난 시간 동안 놓쳤던 작은 감각들. 아침 이슬, 개울물 소리,

오솔길의 흙냄새를 모두 떠올렸다.

도시에서는 바쁜 일상 속에 쉽게 잊히던 ‘나만의 시간’을 나는 지금, 이곳에서 만끽하고 있었다.


오후가 되자, 나는 마을 뒤편의 작은 언덕에 올랐다. 언덕 위에서 바라본 풍경은 도시의 스카이라인과 달리, 부드럽게 이어진 들판과 숲, 그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강의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전해주는 향기는 달콤했고, 나는 눈을 감고 그 순간을 마음에 담았다.

도시에서는 수많은 빌딩과 소음 속에 가려 잘 보지 못했던 것들이,

여기는 숨 쉬듯 자연스럽게 내 시야에 들어왔다.

나는 그 풍경 속에서, 오래전 내가 잃어버렸던 내 마음의 일부를 찾아냈다.


저녁이 되자, 해가 서서히 산 너머로 기울었다. 노을빛은 온 들판을 붉게 물들였고,

나는 첫 발자국을 내딛던 그 길을 되짚어 걸었다.

흙냄새는 더욱 깊어졌고, 나뭇잎과 풀잎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은 하루의 끝을 부드럽게 알렸다.

도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었던, 자연과의 조용한 대화 속에서 나는 오늘 하루의 의미를 깨달았다.

‘나’는 단순히 도시의 소음 속 존재가 아니라, 흙과 바람, 햇살과 함께 숨 쉬는 존재라는 것.


밤이 되자, 작은 마을의 별빛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수많은 별들이 어둠 속에서 반짝이고 있었고,

나는 별빛 아래서 내 마음속 조용한 감사와 설렘을 느꼈다. 첫 발자국이 남긴 흙냄새, 하루 종일 느낀 바람과 햇살, 물과 나무의 향기. 이 모든 것이 나를 살아있게 하는 오늘의 흔적이었다.


도시를 떠난 하루, 나는 비로소 ‘나’를 다시 만났다.

발걸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흙과 풀의 감각, 조용히 속삭이는 자연의 숨결 속에서,

나는 더 깊이 숨 쉬고, 더 천천히 나를 느낄 수 있었다.

낯선 흙냄새 위에서 내린 첫 발자국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 마음이 도시의 바쁘고 복잡한 틀을 벗어나, 진정한 나와 마주하는 시작이었고,

앞으로의 나날 속에서 나를 잊지 않게 해 줄 작은 약속이었다.


나는 오늘 하루, 낯선 땅 위에서 나를 다시 발견했다.

그리고 그 발견은,

도시의 끝없는 소음 속에서도 잊지 못할 나만의 길이 될 것임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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