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끝나지 않는 질주

숨 가빴던 도시에서의 삶

by YEON WOO

도시는 언제나 깨어 있다.

새벽 3시,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택시의 브레이크 소리,

골목을 가로지르는 오토바이의 엔진음, 그리고 불 꺼지지 않는 고층 빌딩의 형광등.

이곳에서는 밤도 낮도 없다.

시간은 단지 성공을 향한 경주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숫자일 뿐이다.

우리는 달린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서로의 숨결을 느낄 만큼 가까이 붙어 있으면서도, 누구도 서로를 보지 않는다.

스마트폰 화면 속 주식 그래프, 업무 메일, 자기 계발서의 문장들만이 우리의 시선을 붙잡는다.

경쟁은 공기처럼 스며들어 있다.

숨을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지는 이 도시에서,

우리는 ‘성공’이라는 이름의 신을 향해 기도하고, 헌신하고, 자신을 바친다.

그러나 그 신은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승진해도 부족하다. 연봉이 올라가도 허전하다.

더 큰 아파트, 더 빠른 차, 더 많은 팔로워. 도시의 삶은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마치 끝이 없는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것처럼,

멈추는 순간 우리는 ‘패배자’가 된다. 피로는 누적되고, 관계는 소모되고, 자아는 희미해진다.

도시는 우리에게 묻지 않는다.

“너는 행복한가?”

대신 이렇게 말한다.

“너는 충분히 빠른가?”

이곳에서 느림은 죄다.

산책은 낭비고, 침묵은 불안이며, 휴식은 게으름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몰아붙인다.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성취하고, 더 많이 보여주기 위해.

SNS에 올릴 완벽한 일상, 커리어 그래프의 상승 곡선, 자기 계발의 체크리스트.

우리는 스스로를 상품화하고, 브랜드화하며,

경쟁력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 감정을 포장하고, 고통을 숨긴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 질주는 균열을 일으킨다.

불면증, 공황장애, 번아웃.

도시는 우리를 치유하지 않는다.

그저 다음 주자에게 자리를 내어줄 뿐이다.

이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이 질주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우리가 진짜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도시의 소음 속에서, 우리는 잊고 있었다.

성공보다 중요한 것은 존재이고,

경쟁보다 깊은 것은 연결이며,

속도보다 값진 것은 방향이라는 것을.

끝나지 않는 질주를 멈추는 용기.

그것이야말로 이 도시에서 가장 혁명적인 행위일지도 모른다.

도시의 질주는 단지 물리적인 속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음의 속도, 관계의 속도, 삶의 속도를 모두 가속화시킨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시간도 없이 사랑을 소비하고,

친구를 만날 여유도 없이 관계를 관리한다.

감정은 효율성의 이름 아래 억제되고,

슬픔은 ‘비생산적인 감정’으로 분류된다.

도시의 삶은 인간을 기계처럼 다룬다.

감정을 최적화하고, 시간을 분할하며, 존재를 수치화한다.

그러나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우리는 느리고,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하다.

우리는 실패하고, 흔들리고, 때로는 멈춰야 한다.

도시가 요구하는 완벽함은 인간의 본질과 충돌한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더 자신을 잃어간다.

거울 속 얼굴이 낯설어지고, 웃음이 기능이 되고, 눈물이 사치가 된다.

도시의 질주는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를 분열시키고, 고립시키고, 결국에는 무너뜨린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작은 저항은 피어난다.

누군가는 퇴근 후 조용한 공원을 걷는다.

누군가는 스마트폰을 끄고 책을 펼친다.

누군가는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아무 말 없이 친구와 앉아 있는다.

이 작은 행위들은 도시의 질주에 대한 반란이다.

속도를 늦추는 것, 멈추는 것, 바라보는 것.

그것은 우리가 인간임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회복을 부른다.

우리는 다시 느낀다.

바람의 온도, 빛의 결, 사람의 숨결.

도시의 소음 속에서도, 우리는 고요를 찾을 수 있다.

그 고요는 우리를 다시 연결시킨다.

자신과, 타인과, 삶과.

끝나지 않는 질주는 멈출 수 없다.

도시는 계속 달릴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그 속도를 따를 것인지, 아니면 자신만의 리듬을 찾을 것인지.

진짜 용기는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멈춰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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