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도시의 심장이 너무 빨라서

잃어버린 나의 속도

by YEON WOO

도시는 늘 뛰고 있다.

신호등이 바뀌는 속도, 지하철이 도착하는 간격,

사람들의 발걸음이 내딛는 박자까지~

모든 것이 마치 거대한 심장처럼 쿵쾅거리며 움직인다.

나는 그 심장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도 뛰어야 했다.

숨이 차도 멈출 수 없었다.

멈추면, 뒤처질 것 같았으니까.


아침 7시, 지하철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커피숍의 에스프레소 머신은 쉴 틈 없이 증기를 뿜는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보며 걷고,

신호등이 초록으로 바뀌는 순간,

마치 출발 총성이 울린 듯 모두가 동시에 움직인다.

나는 그 속에서 나도 모르게 뛰고 있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나도 그 박자에 맞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루에 수십 개의 알림을 받고,

일정표는 숨 쉴 틈 없이 빽빽했고,

내가 좋아하던 느릿한 것들은

하나둘씩 내 삶에서 밀려났다.

책 한 권을 끝까지 읽는 일이 드물어졌고,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은 사치가 되었다.

심지어 내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도시의 심장이 너무 커서,

내 심장의 소리는 묻혀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지하철을 놓쳤다.

평소 같았으면 짜증을 냈을 텐데,

그날은 이상하게도 안도했다.

플랫폼에 앉아, 다음 열차를 기다리는 그 몇 분이

마치 선물처럼 느껴졌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나는 너무 오랫동안 도시의 속도에 맞춰 살아왔고,

그 속에서 나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조금씩 멈추기 시작했다.

일정을 비우고, 알림을 끄고, 걷는 속도를 늦추었다.

처음엔 불안했다. 뒤처지는 것 같았고,

세상이 나를 두고 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느림 속에서

나는 다시 나를 만났다.


햇살이 내리는 방향을 느끼고,

바람이 볼을 스치는 온도를 기억하고,

커피가 식는 동안

그 향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게 되었다.


도시는 여전히 빠르다.

그 속도는 아마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세상이 아무리 빨리 달려도,

나만의 속도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그 속도는 느리지만,

그 속도는 나답다.

그리고 그 속도 안에서,

나는 숨 쉬고,

생각하고,

사랑하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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