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② 혜진의 이야기

헬로, 앤디 1

by SY전서주

혜진은 중년의 한국 여성입니다. 그녀는 서울의 안전한 동네의 깨끗한 아파트에서 아들과 둘이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몇 년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재산이 많진 않지만 절약해서 살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형편은 됩니다. 아들은 대학생이고 곧 군대에 갑니다. 그녀는 지금 편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더 이상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준비하지도, 밤늦게까지 가족이 귀가하기를 걱정하며 기다리지도 않습니다. 그녀는 새벽에 일어나 운동 겸 걷습니다. 여유가 있는 날이면 서툰 그림을 그리거나 봉사활동을 다닙니다. 이런 혜진을 누군가는 팔자 좋다고 말합니다. 혜진 또한 그렇다고 생각하기에 매사 감사하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혜진의 여유를 부러워하면서도, 그녀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이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는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혜진은 어릴 적부터 착실했습니다. 말썽과는 거리가 먼 모범생이었고, 대학에 가서도 좋은 성적을 받으며 미국에 교환학생도 다녀왔습니다. 그녀는 진취적이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녀는 용감하게 그를 차지했습니다. 가정을 꾸리고 난 뒤엔 삶의 고비가 있을 때마다, 최선을 다해 남편과 아이를 지켰습니다. 이제 혜진은 중년이 되었습니다. 가끔 차려입고 지인들과 마티네 공연을 보러 가기도 하지만, 이미 세상 속에서 그녀는 기억할 필요 없는 사람으로 분류된 것 같습니다. 그저 좋은 남편 만난 덕에 남편이 가고도 저렇게 편히 산다는 시선을 받을 때면, 그녀는 더 움츠러듭니다. 사람들은 모릅니다. 그녀가 아내와 엄마로서 최선을 다했고, 꽤 오랫동안 시어머님과 친정 부모님의 병시중도 했다는 것을요. 남편이 하늘나라에 간 것도 누군가에겐 이미 다 지난 일처럼 들리겠지만, 혜진은 그 모든 과정을 생생히 기억하며 가슴속에 묻었습니다. 평화로운 일상을 사는 것 같지만, 그녀는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헛헛함과 우울, 허무를 이겨내려 소리 없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사실, 혜진은 누군가를 새로 만날 생각도, 그럴 준비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 그런 사랑은 그녀의 인생에 없었습니다. 그녀의 사랑은 죽은 그녀의 남편이었고, 그녀가 하늘나라에 가면 만나고 싶은 사람도 오직 그 사람뿐이었습니다. 인생이 영화라면, 지금은 마지막 자막이 올라가는 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혜진은 우연히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멋지고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혜진은 그가 신기했습니다. 그녀에게 이 만남은, 나중에 천국에 가면 남편에게 들려줄 재미난 이야깃거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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