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낙동강정원을 걷다

by 민교

집에서 나설 때는 삼락생태공원이었다.


버스를 20 여분 타고 가서 르네시떼 정류소에서 내렸다. 전에는 건널목을 건넜는데, 멋진 다리가 놓여있다. 언젠가 부산을 소개하는 유튜브에서 '노을을 구경하기 좋은 다리'라고 소개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요즘은 해가 길어져 사상공단이나 구포 근처의 직장인들은 퇴근길에 멋진 노을을 감상할 수 있겠다.

삼락생태공원은 가는 날을 잘 잡아야 한다.

다음 주는 벚꽃축제 기간이라 다리도 제대로 건너기 힘들 만큼 벚꽃을 보러 오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겠지. 꽃보다 사람 구경만 하고 온 적도 있다.

다리를 건너자, 삼락생태공원이 '부산낙동강정원'으로 명칭이 바뀌어 있었다. 명칭이 바뀐 걸 이제 알았으니, 몇 년 만에 왔지?




2023. 8. 1일에 명칭이 변경되었으며, 면적은 2,500.000 제곱미터로 상당히 넓다. 몇 년에 한 번씩 가는 곳이지만, 갈 때마다 새롭다. 우선 넓은 면적에 다리가 아프도록 걷고, 수많은 나무와 꽃들과 노닥거리다 무수한 새들도 보고, 가끔은 고라니가 뛰어가는 것도 볼 수 있다.

잔잔하게 흐르는 물이 동심원을 그리는 것은, 물고기다. 여름철엔 뛰어오를 때도 있다는데,

나는 한 번도 못 봤다. 걸으려 가는 곳이지만, 그늘이 없는 곳은 여름에는 무리다.



군데군데 '낚시금지' 푯말에도 강태공들은 여유롭다. 꽃구경을 온 사람도 없고 車들도 없어 졸음이 오듯 하는 정원에는 김해공항이 가까워 고도를 낮춘 비행기의 기종도 읽을 수 있다.


버스에서 내린 사상구 괘법동에서 감전동 ㅡ엄궁동 ㅡ 학장동을 지나 하단으로 오는 길은 봄의 이파리 들이 돋아나고 있다. 첨벙 소리가 나서 돌아보면 오리 가족들이 자맥질 훈련에 열중이고, 아무 일도 아니란 듯이 수면은 고르다.

뒤에서 달려오던 자전거는 저만치 앞서간다.





느릿느릿 쉼 없이 걸었다. 두 시간 여 걷다 만난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고 또 걸었다.

쉼 없이 걷다가 지하철을 타고는 심호흡을 한다.


집에 와서 컵 가득하게 물을 마시자, 시간은 어느새 오후로 달려가고 있었다.


언제 갈지 모르지만, 마음이 가는 날에 걷다 올 수 있다. 물과 모자만 준비하면 되는 낙동강정원이 가까이 있어 좋다.




한 번은 걸어보시라고 추천한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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