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하늘, 변덕이 심하네
아침엔 파란 하늘과 주황색 감이 썩 잘 어울리는
날이었다. 눈에 익은 우리나라 가을의 모습.
모든 게 좋았다. 목적지에 가서 조금 걸을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현장학습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는 초등학생 한 학급이 탄다.
버스는 들썩거렸고, 기사님은 운전을 멈춘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아이들은 버스 안에서
뛰어다니고, 4학년쯤 돼 보이는 아이들은
통제가 어렵다. 기사님이
"학생들, 뛰어다니면 버스가 안 간다."
고 하는 데도, 담임은 별 말이 없다.
기사님은 가만히 계시고, 버스에 탄 노인들이 빨리
가자고 다그친다. 서너 구역을 가서 버스를 내리는
아이들은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학교로 뛰어간다.
분홍옷을 입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뛰어가자,
버스가 제 속도를 낸다.
유엔 평화공원에서 기념식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로 또 버스가 한참 멈춘다. 그때부터였지.
하늘은 세차게 비를 흩뿌렸다.
순식간에 개울이 되네
이럴 땐 비를 그대로 맞아야 할까.
가방에서 나올 줄 모르던 우산은, 집 앞에서
필요했는데. 그냥 쉬라고 했다.